채널A ‘블랙’ 방송 화면 갈무리 © 뉴스1
지난 2일 방송된 채널A ‘블랙’에서 전대미문의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인 고유정이 재조명 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장진, 최귀화, 권일용 그리고 게스트 소유진이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조차 찾을 수 없게 만든 극악무도한 범죄자 고유정의 실체를 파헤쳤다. 권일용은 “인간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나 생각해볼 만큼 잔혹한 행위가 일어난 사건이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무기징역을 받았다”라며 이 사건의 특이점을 짚어냈다. 장진은 “개인적으로 소름이 돋고 공포스러웠던 순간”이라며 고유정의 긴급체포 장면을 공개했다.
영상 속 고유정은 “그런 적 없는데…제가 당했는데”라고 변명했고, “쓰레기 버리러 왔는데…위에 남편 있는데 불러도 돼요?”라며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권일용은 “나름대로 ‘거의 증거가 인멸됐다. 내 범죄는 완벽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이런 모습으로 되묻는다”라고 설명했다. 소유진은 “‘당했는데요’만큼은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권일용은 “‘당했다’는 범행 계획의 일부다. 피해자가 사라지면 실종 신고가 될 것이니, 스스로 잠적한 것으로 만든다면 자기가 굳이 찾지 않아도 되는 명분도 되고 많은 것들이 해결된다는 생각하는 계획의 일부로 보인다”라고 덧붙여 의아한 행동의 이유를 밝혔다.
이후로도 고유정은 자신은 아이를 키우느라 바쁜데 남편은 대학원을 다니며 돈도 제대로 못 벌어오고 자신을 챙기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고유정이 자신의 화를 조절하지 못하고 자해 행위를 하면서 협박을 하고 폭행까지 일삼자 남편은 이혼을 요구했다. 고유정은 양육권을 놓고 남편과 강하게 대립했고, 결국 면접교섭권이 보장되는 전제 하에 양육권은 고유정이 가져갔다. 하지만, 고유정은 자신이 아팠던 만큼 돌려주기 위해 전 남편이 그렇게 원하는 아이와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그런 가운데 고유정은 새로운 남자와 새 가정을 꾸렸다. 결국 2년간 아이를 만나지 못했던 전 남편은 면접교섭 재판을 신청했고, 이에 고유정은 전 남편이 아이는 핑계고 자신을 질투하고 괴롭히기 위해 벌이는 일이라고 믿었다.
권일용은 “아이를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다. 재혼 전에 아이를 제주도에 있는 친정에 맡겨 두고, 자신만 청주에서 살았다”라고 밝혔고, 소유진은 “아이 양육 때문이 아니라 남편에 대한 복수를 위해 양육권을 뺏은 거구나”라며 충격에 빠졌다. 심지어 고유정은 재혼한 남편이 소방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로스쿨 진학을 권유하는 등 목적과 행동에 따라 결혼을 도구로 썼다.
이에 권일용은 “경계선 성격 장애, 간헐적 폭발 장애 경향이 높아 보인다. 감정이 극단적이다. 이런 사람들은 기분이 좋았다가 아무 과정 없이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고, 사소한 일에도 과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또 즉시 사과하기도 한다. 그래서 피해자들이 끊어내지 못하는, 가정폭력의 양상과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임상심리학자 김태경 교수도 “추앙받고 싶은 열망이 높다. 자신이 세상 사람들의 존경과 찬사를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상대가 자신의 이상을 손상하는 행위를 할 때 강렬한 분노가 생기고 그때 반사회적 행동을 할 수도 있다”라고 의견을 더했다.
다시 드라마가 이어졌고, 전 남편을 살해하기로 결심한 고유정이 완벽한 범행을 위해 많은 공부와 치밀한 사전 조사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고유정은 면접교섭권 이행을 위해 전남편과 제주도의 한 펜션에서 만났고, 전 남편에게 수면제인 졸피뎀을 먹인 후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했다. 또 이미 사망한 피해자의 핸드폰에 “성폭행으로 고소하겠다”는 문자를 보내고 피해자의 핸드폰으로 “고소하지 말아달라”라는 답장까지 스스로 보내 알리바이를 꾸몄다. 이후 훼손한 사체를 펜션 인근의 쓰레기장, 제주~완도행 여객선 항로의 해상, 경기도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 등 여러 곳에 유기했다.
충격적인 모습은 더 있었다. 피해자 유족 측 변호사는 “재판에서는 판사에게 밉보일까 봐 자신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피해자를 비난하는 말은 보통 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유정은 자신이 성폭행을 당할 위기라서 칼로 찔렀을 뿐 살인하지 않았다고 끝까지 주장했다”라고 밝혔다. 장진은 고유정의 최근 근황을 궁금해했고, 권일용은 “식사도 잘하고 재소자들과도 관계 유지를 잘하며 지내고 있다고 한다. 그런 정도의 수감생활이면 20년 정도 지나서 가석방을 신청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씁쓸함을 남겼다. 장진은 “어느 영화의 홍보 문구가 생각났다. ‘모든 살인자는 누군가의 이웃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던 그런 모습으로 고유정은 살아갔고 또 그렇게 살아가는 게 그녀의 계획이었다. 그래서 이 사건의 가장 큰 공포는 그 얼굴이었다”라며 분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