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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NSC 확대 관계장관회의…중장기 안보전략 논의

입력 | 2022-03-03 13:41:00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11시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해 국가안보실로부터 ‘2021~2030 안보 위협 전망’에 대해 보고 받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이 NSC 확대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2일 NSC 전체회의와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연석회의 주재 뒤 열흘 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확인된 국제질서 재편 움직임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새로 마련한 경제안보전략의 범정부 공유 목적이 담겼다고 할 수 있다.

국가안보실 중심으로 마련된 이번 보고는 격화되는 강대국 간 전략적 경쟁에 따른 국제질서 재편으로 이어지는 안보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작성됐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변화 ▲4차 산업혁명 ▲신흥기술 부상 등 새롭고 복합적 위기 등장에 따른 국제질서 재편에 대한 중장기 대응 전략 방안이 포괄적으로 담겼다. 향후 10년 간 예상되는 도전 및 기회 요소에 대한 국가안보전략 차원의 방향성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크게 ▲정치 ▲경제 ▲신(新)안보 ▲신흥기술 4가지 분야로 서술됐다.

구체적으로 정치 분야는 ▲체제 및 가치, 경제 분야는 ▲에너지 ▲핵심광물자원 ▲식량, 신안보 분야는 ▲테러 ▲기후변화 ▲팬데믹, 신흥기술 분야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양자 ▲합성생물학 ▲차세대 이동통신(6G) ▲우주 ▲사이버안보에 대한 전망을 담아냈다.

안보실은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간 체제·가치 경쟁의 심화를 향후 10년 간 예상되는 주요 도전 요소로 진단했다. 포퓰리즘 강화와 민주주의 퇴행, 가치·기술·공급망·수출투자 통제 간 연계 움직임의 확대를 예상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선진국의 위상과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 요소가 있다고 판단했다. 민주주의·인도주의적 협력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글로벌 가치 선도국 진입을 위한 전략적 위상 제고 가능성을 확인했다.

안보실은 “글로벌 민주주의 회복력을 위한 국제 협력을 확대하고, 가치와 기술·공급망·수출·투자통제 간 연계 움직임의 확산에 대비해 주요국의 관련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등 대응 방안을 더욱 치밀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제 안보의 경우 국가 간 경계가 명확치 않은 데다 복잡·고도화 된 공급망으로 인해 충격파가 다양한 분야로 파급될 수 있다고 안보실은 진단했다. 공급망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전략적 공조와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안보실은 경제 안보 분야 내 에너지·핵심광물·식량 등 3대 세부 분야에 대한 주요 도전 요소와 각각의 중점 대응 방향도 제시했다. 특히 향후 10년 간 에너지 분야의 중점 대응 분야로 에너지 안보 차원의 공급망 불안정성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또 전력망·석유·가스·파이프 라인 등 국내 핵심 에너지 인프라 시설의 취약성 등을 확인하고, 향후 에너지 안보를 바탕으로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에너지 전환의 안정적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보실은 기후변화와 팬데믹을 비롯해 테러·환경·보건 등 비군사 분야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초국가적 위협을 ‘신안보’로 규정했다. 다른 이슈와 연계돼 복합적이면서도 연쇄적인 파급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대응전략의 강화 필요성을 주문했다.

신기술을 활용한 테러 대응체계와 범정부 차원의 기후 리스크 평가시스템 발전, 보건시스템의 회복력 강화를 통한 전통적 생물학전 대응태세 강화, 팬데믹에 대한 군의 의무 대응태세와 연구 역량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안보실은 주요국들이 주요국들이 신흥기술 분야를 핵심 국가안보 영역으로 규정하고, 기술 확보·보호 및 표준화를 위한 주도권 싸움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기술블록화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중점 대응이 필요한 신흥기술 분야로 ▲군사부문 AI·빅데이터 ▲컴퓨팅·암호통신 중심의 양자분야 ▲생물안보 위협 증가에 따른 합성생물학 ▲6G 기술을 활용한 원격조종의 군 무기화 등을 꼽았다. 각각의 분야에 대한 도전 요소에 대한 전략마련과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기술했다.

안보실은 이와는 별도로 신흥기술 전망에 관한 국가안보 차원의 전략적 과제로 신흥핵심기술의 조기 발굴, 기술·인력 보호, 국제협력과 대응 방향 모색을 담은 추가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3월 내 추가로 공개할 방침이다.

안보실은 이 밖에도 우주 분야에서는 ▲우주공간의 전장(戰場)화 ▲반우주 공격수단 다양화 ▲핵심 부품·기술 수출통제 강화 등을 주요 도전 요소로 판단했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 ▲우주탐사 능력 강화 ▲위성 활용력 제고와 신산업 창출 등을 중점 대응 과제로 꼽았다.

사이버안보 분야는 지속되고 있는 사이버 공격과 고도화에 대비해 관련 연구개발(R&D) 투자확대, 사이버 위협의 공동 대응 규범마련을 위한 국제협력 확대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신흥기술의 통제와 보호 체계 완비, 신흥기술 관련 연구개발, 규범 마련 및 표준화 등을 위한 국제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안보실은 “글로벌 안보 패러다임의 전환적 시기에 향후 10년간 지속적으로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할 주요 분야를 제시하고, 국가적으로 자원과 역량을 투입함으로써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에서는 직면하고 있는 장기적 도전들이 우리 사회·경제와 특히 안보에 미칠 파급 영향을 고려하여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국가안보전략을 수립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서훈 국가안보실장, 서주석 안보실 1차장, 김형진 안보실 2차장,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최종건 외교부 1차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재민 국방부 차관, 박선원 국가정보원 1차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남영숙 경제보좌관, 박수경 과학기술보좌관, 박원주 경제수석 등이 추가 참석했으며, 정부 측에서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