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소식을 알리며 대선 레이스에서 이탈했다.
안 후보의 퇴장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각양각색의 반응이 나온다. 각자의 셈법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는데, 다만 안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은 대체적으로 실망스럽다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후보는 이날 낮 12시30분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안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은 일찍이 제기됐지만, 성사 가능성을 두고는 물음표가 많았다. 이미 대선이 임박한데다 안 후보가 단일화 없이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기 때문에 이날 합의가 시민들에게 던진 충격도 적지 않은 모양새다.
단일화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정권교체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이들은 좋은 선택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그 외에 사람들에게서는 비판이 터져나온다.
직장인 김모(33)씨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그런지 잘했다고 본다”며 “단일화를 통해 얻을 과실들을 잘 챙기면 안 후보에게도 실리적인 선택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40대 김모씨도 “안 후보가 현명한 판단을 했다”며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행정적인 경험도 쌓고 실력을 인정 받으면 다음 대선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박모씨는 “이번에는 철수 안 한다더니 결국 철수했다”며 “이제는 정말로 정치를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정치인생이 기회를 보다가 안 될 것 같으면 단일화하는 것의 반복”이라고 했다. 직장인 조모(35)씨도 “이번 단일화를 보면서 정치인을 향한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며 “예측가능성이 없는 정치인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결국 약속을 지켰다”, “국민 다수를 위한 결정”, “통 큰 양보” 등의 긍정적인 반응과 “자리 나눠먹기에 신물이 난다”,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 “선거때마다 똑같다” 등 부정적 반응이 혼재돼 있다.
다만 정권교체 자체보다는 안 후보라는 인물에 더 무게를 실었던 지지자들은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모(35)씨는 “유권자들이 정치인의 도덕성까지 바라본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안 후보에게 투표할 생각이었다”며 “아쉽고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모(30)씨는 “단일화를 보며 분노가 치밀었다”며 “거대양당제도를 비판하던 사람이 윤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안 후보에게 기대를 걸었던 국민으로서 허탈하다”고 했다.
안 후보 지지자들이 모인 커뮤니티나 국민의당 당원게시판에도 성토성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청원인은 “이미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재외투표소 투표가 완료된 상황인데, 지금 상황대로라면 안 후보에게 표를 던진 이들은 유권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동 사표 처리가 되어버린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