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강변 아파트의 ‘35층 룰’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압구정·여의도 등 한강변 재건축 단지에서도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3일 서울시와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의 법정 최상위 공간계획인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수립된 ‘2030 서울플랜’을 통해 3종 일반주거지역 최고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해왔다. 이로 인해 아파트 높이를 35층 이상으로 계획한 주요 재건축 단지는 줄줄이 사업 퇴짜를 맞았다.
35층 룰이 사라지더라도 건물의 용적률이 상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 동일한 밀도 하에 높고, 낮은 건물들이 조화롭게 배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층수는 개별 정비계획에 대한 위원회 심의에서 결정한다.
이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한강변에 위치한 압구정·여의도·성수·용산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술렁이고 있다. 당초 35층을 넘어서는 재건축안을 구상했다가 이른바 ‘35층 룰’에 가로막혔던 단지들로서는 원하던 재건축안을 추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강남 압구정2구역 재건축조합은 최근 지상 최고 49층 재건축안을 내놓았다. 압구정3구역도 지난 2019년 ‘49층 재건축안’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이촌 한강맨션 아파트 재건축 시공을 맡은 GS건설은 조합 측에 68층 초고층 설계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압구정3구역 내에 위치한 김세웅 압구정 케빈부동산 대표는 “예전부터 신속통합기획으로 인해 (재건축) 기간 단축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제 초고층 건축도 가능하게 됐다”며 “주민들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조치다. 재건축 추진 속도가 빨라지고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가 생기면서 호가가 평당 1억2000만원까지 올라갔는데 이제 가격도 좀 더 오르고 매물도 잠기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인근에 다른 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조합에서는 예전부터 35층 이하로는 (재건축) 진행을 하지 않으려고 하던 상황이었다”며 “강변쪽 아파트들에게 유리한 내용인 만큼 호재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이번 2040 도시기본계획으로 인해 여의도, 용산, 성수 등 한강변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고 중랑천, 안양천, 탄천 인근 지역의 주거환경 개선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