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이후 8개월 연속 상승세 신용대출 금리도 5.28%로 뛰어 예금금리엔 소극적… 예대마진 확대
1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3.85%로 치솟아 8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금리 인상을 본격화하면 국내 대출 금리는 더 올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91%로 지난해 12월보다 0.25%포인트 올랐다. 2014년 7월(3.93%) 이후 7년 반 만에 최고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5%로 전달 대비 0.22%포인트 올라 2013년 4월(3.8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1.11%포인트 뛰었다.
대출 금리와 달리 은행 예금 금리는 오히려 내렸다. 1월 은행권의 저축성 수신 금리는 1.65%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내렸다. 한은 관계자는 “올 들어 은행권 가계대출이 줄면서 은행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예대마진(대출과 예금 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은 1.80%포인트로 지난해 12월보다 0.25%포인트 증가했다. 2013년 1월(0.26%포인트)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은행들이 대출 금리는 빠르게 올리고 예금 금리 인상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대출 금리 상승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2일(현지 시간) 국회 청문회에서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게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금리 인상 방침을 확실히 했다. 최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6%에 육박하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 취약계층이 많이 찾는 저축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하고 있어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9조485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5.1%(6조597억 원) 급증했다. 10% 안팎인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보다 훨씬 가파르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