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2 어제 막내려 600km 거리서 드론 조종하고 車에서 명령내리자 집 전등 켜져 통신기술 접목한 서비스 눈길…SKT 4D 메타버스엔 인파 몰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3일(현지 시간)까지 개최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에선 이동통신기술과 차량, 드론 등의 융합에 관심이 쏠렸다. 위쪽 사진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탑재된 르노의 전기차. 아래쪽 사진은 캡제미니의 기술이 융합된 BMW의 시범용 자율주행 차량과 드론. 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2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 행사장. 한 부스에서 스페인의 통신기업 텔레포니카와 영국의 인공지능(AI) 전문 업체 언맨드라이프가 협업한 ‘5세대(5G) 통신 드론’이 시연됐다.
관람객의 컴퓨터 클릭 한 번으로 떨어져 있던 비행체에 달린 날개 4개가 ‘쉬이익’ 소리를 내며 회전했다. 컴퓨터 모니터에는 드론이 카메라로 근처의 사람을 자동으로 인식해 안전한 착륙 지점을 포착하는 장면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해지는 5G 환경에선 멀리 떨어진 드론을 통신망으로 연결해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무인 조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언맨드라이프 관계자는 “전시장인 바르셀로나에서 약 600km 떨어진 마드리드에 있는 드론을 조종하기도 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는 사람이 탑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장 밖 야외 정원에선 차량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오토’가 적용된 르노 신형 전기차 ‘메간 이테크 일렉트릭’ 모델이 시연됐다. 진행자가 “오케이 구글, 실내온도 22도로 설정해 줘”라고 말하자 차량 내 안드로이드 OS가 알아서 온도를 조절했다.
이어 “우리 집에 불 좀 켜줘”라고 하자 자동차와 한참 떨어진 건물에서 전등이 켜졌고 관람객 사이에서 작은 탄성이 새어나왔다. 전기 잔량이 부족하면 차량이 스스로 운전자에게 보고한 후 근처의 충전소를 탐색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테크 기업 ‘캡제미니’는 인근의 도로 상황과 차 상부의 카메라를 결합한 시범용 자율주행 자동차를 전시하기도 했다.
화제를 모은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는 드론과 AI, 이동통신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의 결합체인 무인항공시스템(UAS)이었다. 프랑스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가 소개한 다목적 UAS ‘제퍼(Zephyr)’는 성층권에서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움직이며 재난 감시, 데이터 수집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연료 재공급 없이 최장 25일 23시간 57분의 비행기록을 갖고 있다. 회사 측은 “1개의 제퍼가 기지국 약 250개의 범위를 커버할 수 있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지역에 통신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모빌리티의 결합도 인상적이었다. 모빌리티의 ‘운동성’이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한 메타버스와 결합함으로써 단순 시각 정보만이 아니라 새로운 놀이 경험을 선사한 것이다. SK텔레콤이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메타버스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한 ‘4D 메타버스’ 장치가 대표적이다. VR 기기를 착용하고 거대한 로봇팔에 오르면 상공에 뜬 채로 이리저리 움직이며 메타버스 세상에 접속할 수 있었다. 마치 놀이기구를 타 보려는 듯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