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퇴직 공직자 94명 취업심사…청와대 출신 4명 모두 재취업 승인 “업무연관성 없어 문제없다”지만 정권말 ‘낙하산 알박기’ 논란
동아일보DB
최근 청와대에서 퇴직한 후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으로 재취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적법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이지만 문재인 정부 임기 말 ‘낙하산 알박기 인사’가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는 3일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처 퇴직자 4명의 재취업을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퇴직 공직자 94명의 취업심사 결과를 공개했다.
윤리위에 따르면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하다 1월 퇴직한 A 씨는 인천공항시설관리 상임감사로 취업이 허용됐다. 인천공항시설관리는 현 정부의 공공기관 근로자 정규직화 방침에 따라 2017년 설립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회사다. A 씨는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출신이다.
그 밖에 1월 대통령비서실에서 퇴직한 별정직 고위공무원 C 씨는 한국가스안전공사 상임감사 취업이, 지난해 12월 대통령경호처 3급 공무원으로 퇴직한 D 씨는 울산항만관리 사장 취임이 각각 허용됐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처 출신 4명 모두 취업예정 업체와 연관성이 없는 곳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판단해 취업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업무연관성이 없어 법적으로 괜찮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권 말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문성)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B 씨는 취업 배경을 묻자 “회사(하이브) 측에 물어보라”고 했다.
최근 윤도한 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한국IPTV방송협회장, 김제남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것을 두고도 취임 전 문 대통령의 ‘공공기관 낙하산 근절’ 약속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