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 헤르손 시장 “러 군인들 시의회 차지” 러 “498명 사망” 자국군 피해 첫 공개
“제발 사상자를 옮기고 음식과 약품을 가져올 수 있도록 길을 터 달라. 그렇지 않으면 이 도시는 곧 죽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의 이호르 콜리카예우 시장은 2일(현지 시간) 오전 페이스북에 이렇게 올렸다. 러시아군이 시를 포위하고 포격을 퍼부어 사상자가 속출하자 올린 절박한 메시지였다. 하지만 그가 바란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8시간 뒤 그는 “무장 군인들이 시의회를 차지했다”며 헤르손이 점령당했음을 인정했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주요 도시를 장악한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군은 침공 첫날부터 흑해 연안 주요 항구도시인 헤르손에 집중 포격을 퍼부었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반군 세력이 활동하는 동부 돈바스, 그리고 우크라이나 서부 접경 국가 몰도바의 친러 반군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푸틴이 원하던 육상 교두보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 국방부 당국자는 사흘 전부터 64km 행렬을 이루며 키이우 북쪽 외곽까지 진격한 대규모 러시아군의 전진이 사실상 멈췄다고 2일 밝혔다. 영국 방송 ITV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연료가 떨어졌다. 러시아는 병사들에게 제공할 식량이 동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날 처음 자국군의 피해를 공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498명이 숨지고 1597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군은 사망자 2870명, 부상자 3700명, 포로 572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 사망자가 적어도 6000명을 넘는다고 반박했다.
“러軍 진입 막아라”… 주민 수천명 원전 앞 ‘인간장벽’ 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최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남동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의 주민 수천 명이 러시아군의 진입을 막기 위해 도로 위에서 일종의 ‘인간 장벽’을 만들었다. 드미트로 오를로우 에네르호다르 시장 텔레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