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식당가의 모습. 2022.3.3/뉴스1 © News1
정부가 5일부터 식당 카페 등 12종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1시까지로 1시간 연장한다. 모임 허용 인원은 기존과 동일한 6명으로 유지한다. 이번 조치는 20일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점을 고려해 이번 거리 두기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번은 최소 조정을 했고, 다음번부터 본격적으로 완화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거리 두기 완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결정됐다. 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6만6853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같은 날 사망자 역시 18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시민들도 방역 완화 결정을 마냥 반기지 못하고 있다. 직장인 박모 씨(32)는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는데 방역이 오히려 완화돼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환자 관리방침도 일부 바꿨다. 방역당국은 일선 의료기관에 검체 채취 뒤 10일이 지난 준중증·중등증 병상 입원자 중 산소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 731명을 일반병상으로 옮겨 치료할 것을 권고했다.
방역당국은 영업시간 1시간 완화가 코로나19 확산세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대본은 이번 조치로 인한 유행 정점의 확진자 증가폭이 10% 이내일 것으로 내다봤다. 4일 정부 브리핑에 참여한 김찬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은 “영업시간이 1시간 늘어난다고 해서 고령층 외출이 늘어나는 게 아니어서 위중증 및 사망자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짧은 시간에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5월까지 매일 200~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 앞으로 2만 명 넘게 희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