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강원 홍천군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거대 양당이 아닌 제3, 4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 구조를 만드는 건 선거 전략이 아니고 내 평생 가진 꿈이다.”(강원 춘천 유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3·9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4일 강원과 경기 남양주, 서울 광진 강동을 동서로 횡단하며 “정치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정치개혁을 꼭 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강조해 온 ‘정치개혁’을 앞세워 이날 후보 사퇴한 안 대표 지지층 표심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이날 강원 홍천군에서 “힘을 합치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데 정치가 엉망”이라며 “양자택일을 강조하는 정치라 (서로) 상대가 못하게끔 발목 잡는 게 심하다. 국민의힘이 그러고 있지 않나”고 했다.
대선이 사실상의 양강 구도로 재편된 가운데 경쟁자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향한 날선 견제구는 이어갔다. 접경지역인 홍천에선 “자꾸 전쟁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며 윤 후보의 안보관을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의 발언을 인용해 “누가 그랬다.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다”고 국민의힘을 향해 공세를 올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똑같은 성남시 예산을 갖고 빚을 지거나 세금을 안 올리고도 전임 시장이 남긴 7285억원 부채를 3년 6개월 만에 대부분 정리하고 현금 5000억 원을 갚았다”며 “선량한 도둑을 잡는 사람한테 도둑이라고 뒤집어씌우더라. 이게 정치”라고 했다. 이에 대해 허 후보는 페이스북에 “정책에 이어 명언도 도둑질”이라고 직격했다.
이날 저녁 서울로 돌아와 유세를 이어간 이 후보는 성난 서울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한 호소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서울 중랑구 유세에서 “서울 지지율이 좀 낮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정부가 시장에 역행하기 어려운데 시장에 대한 인식이 좀 부족했다”고 했다. 광진구 유세에선 “수도권 포함해 311만 가구를 공급한다고 했는데 거짓말 안 한다”며 “재건축 재개발 규제, 용적률, 안전진단 완화하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인터넷판에 ‘자신의 어린시절이 나라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 한국의 대통령 후보’란 제목의 이 후보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이 후보를 “코로나 대유행에 대한 단호한 대처와 기본소득에 대한 옹호로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타임은 “윤 후보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홍천·춘천=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