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빨간 공/마쓰오카 코우 글·그림/황진희 옮김/40쪽·1만3500원·우리학교(4세 이상)
부끄러움이 유독 많은 어린 소 ‘송송이’는 며칠 뒤 열릴 가창시험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 피할 수 있다면 최대한 피하고 싶다. 어느 날, 송송이 앞에 ‘빨간 공’ 하나가 나타난다. 수년 전 마법사 할머니로부터 받은 마법의 빨간 공과 꼭 닮았다. “빨리 가!”라고 외치면 시간을 건너뛰게 해주던 비밀을 지닌 공이었다. 설렘도 잠시…. 마법사 할머니가 일러준 당부의 말이 번뜩 떠오른다.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해야 한단다.”
홀로 집을 지키느라 무서움에 떠는 등 피하고 싶은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송송이는 갈등한다. “빨간 공을 써볼까?” 하지만 가창시험에서 빨간 공을 써야 하기에 이내 마음을 고쳐먹는다. 공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어려운 순간을 곧잘 이겨내며 송송이는 강해진다. 빨간 공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하기 싫은 일을 척척 해내는 법을 터득하게 된 것. 송송이의 성장기를 따라 책을 읽어 내려가면 누구나 자신감의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 제 10회 다케이 다케오 기념 일본 동화대상의 그림책 부문 대상작이다. 따뜻한 색감의 그림도 눈길을 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