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1.13/뉴스1
지난해 금융권 대출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전년 대비 대출 증가율은 13.4%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6.4%)을 능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빚더미에 올랐음을 실감케 하는 수치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과 비은행을 통틀어 예금취급기관의 대출금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580조7000억 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187조1000억원 늘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전년 말 대비 증가율은 13.4%를 기록했다.
경제가 성장하면 대출 규모가 덩달아 늘어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대비 6.4%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은 이보다 두 배가량 가파른 증가 속도를 나타낸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서비스업 부문에 자영업자가 속해 있는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자영업 업황이 악화하다 보니 이들을 중심으로 운전자금 대출이 많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서비스업 대출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간 서비스업 대출의 평균적인 증가액은 36조7000억 원이다. 2019년만 하더라도 64조9000억원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에는 138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 규모가 2배가량 늘었다. 2021년에는 146조4000억원으로 증가 규모가 더 커졌다.
코로나19 직격탄을 입은 3대 업종에서 이 같은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도매 및 소매업’의 경우 10년 평균 증가액을 계산해보면 7조9000억원이 나온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는 20조5000억원이었지만 2020년 32조9000억원, 2021년 36조6000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운수 및 창고업’ 10년 평균도 9000억원, 2019년에는 이보다 적은 2000억원이었지만 2020년 7조원, 2021년 2조원을 나타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10년 평균 3조6000억원이며, 2019년 6조1000억원에서 2020년 13조2000억원, 2021년 9조7000억원으로 뛰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