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27일에 이어 5일에도 정찰위성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공격용 미사일 성능을 개량하기 위한 시험을 하고 이를 정찰위성으로 위장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시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8시48분께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비행 거리는 약 270㎞, 정점 고도는 약 560㎞로 탐지됐다. 이는 지난달 27일 당시와 비슷한 고각 발사다. 지난달 27일 비행 거리는 약 300㎞, 정점 고도는 약 620㎞였다. 당시 북한은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로 수직 촬영과 경사 촬영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서 (2월27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탑재 장비 시험 차원에서 진행한 시험 발사와 상당히 유사한 비행 궤적을 보이고 있다”며 “따라서 2월말에 이어 정찰위성 개발 차원에서 진행된 두 번째 시험발사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 위원은 “단순히 정찰위성에 탑재하는 감시정찰용 탑재 장비 성능 시험뿐만 아니라 목표하는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정확하게 진입시키기 위해 필요한 추진 체계, 항법 체계 유도 조종 체계 등 주요 하부 체계의 성능도 재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그러면서 “군사 강대국들은 전자광학 탑재 위성과 더불어 SAR(합성개구레이다)로 불리는 레이더 탑재 위성을 동시에 운용해 주야간 전천후로 감시 정찰을 수행하고 있다”며 “따라서 오늘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정찰위성에 탑재하기 위해 개발한 SAR 레이더의 성능을 확인·평가하기 위한 의도로 진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지난번 (2월27일) 위성 사진이 해상도가 낮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시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제대로 작동하는 인공위성이나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정찰자산 하나도 없는 북한에게 정찰위성 보유는 숙원이자 국방 분야에서의 중요 목표 중 하나”라며 “북한이 올해 1월까지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집중했다면 2월 말부터 오는 4월15일 김일성의 110회 생일까지는 군사 정찰위성 개발에 역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당장 고성능 정찰위성을 획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성장 센터장은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해 의미 있는 정찰 활동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력과 민간 분야 기술력에서 열세에 놓여 있는 북한이 남한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정찰위성을 명목으로 공격용 미사일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고체연료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북극성-2형을 활용해 다양한 시험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과거 발사체들과 주요 제원 고려 시 북극성 2형과 가장 유사한 제원을 가진 준중거리(MRBM) 미사일로 추정된다”며 “다만 북한 보유 발사체들 중 상기 비행제원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는 미사일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내일 북한 보도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탄두 관련 시험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입증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는 것이다.
류성엽 위원은 “2017년 2월12일, 2022년 2월27일, 2022년 3월5일 활동의 비행 제원이 모두 변화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재진입체에 가해지는 조건에 변화(중량, 진입속도 등)를 주는 시험의 일환이거나 재진입체(RV)의 형상 변경 등 탄두부 관련 시험 활동 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며 “ASBM(대함 탄도미사일) 탄두 등 다양한 탄두 형태의 가능성을 두고 지속 추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