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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도 오늘 투표 “불안하지만 투표하러 왔습니다”

입력 | 2022-03-05 18:31:00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내 임시기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2022.3.5/뉴스1


 “불안해도 투표는 해야 할 것 같아서 마스크 두 장 쓰고 나왔습니다. 확진자도 투표는 해야죠”

코로나19 확진자도 5일 오후 5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시적으로 투표를 할 수 있게 됐지만 곳곳에서는 여전히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위해 일시 외출이 가능하다.

선거일인 9일에는 오후 6시부터 7시30분까지 투표가 가능하다.

확진자와 격리자는 신분증과 함께 외출안내 문자 또는 확진·격리통지 문자 등을 투표 사무원에게 제시한 뒤 안내에 따라 별도로 마련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를 할 수 있다.

투표를 마친 확진자와 격리자는 즉시 귀가해야 한다.

같은 날 오후 5시20분께 대구시 중구의 한 사전투표소.

오후 5시가 넘자 확진자들이 하나둘씩 투표를 하기 위해 사전투표소로 왔다.

사무원들은 ‘확진자는 왼쪽으로 서주시고 아니신 분들은 들어가 주세요’라고 외치며 시민들을 안내했다.

확진자 및 격리자들은 거리두기를 하며 줄을 섰고 사무원들은 확진자들과 격리자들에게 비닐장갑을 나눠줬다.

이들은 비닐장갑을 끼고 선거인 본인 여부 확인서를 작성한 뒤 신분증과 함께 제출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내 임시기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전투표지를 전달하고 있다. 2022.3.5/뉴스1

이후 사무원들은 신분증과 선거인 본인 여부 확인서를 확인한 후 투표용지를 확진자와 격리자에게 배부했다.

확진자 및 격리자들은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를 한 후 즉시 발 빠르게 집으로 돌아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스크를 2장 쓰고 왔다는 이모 (28·여)씨는 “이렇게 외출해도 되는 건가 싶다”며 “선거를 해야 하니 나왔지만 혹시나 사무원들에게 피해를 줄까 두려워 마스크를 2장 쓰고 나왔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부분의 확진자는 오랜만의 외출임에도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확진자A씨는 “투표를 해야 하긴 하지만 코로나19를 전파할까 무섭다”며 “빨리하고 즉시 집으로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9일보다 오늘이 사람이 더 적을 것 같아 지금 온 것이다”며 “밖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몇몇 시민들은 확진자가 25만명을 웃도는데도 확진자 및 격리자 투표시간 ‘1시간’은 너무 적다고 토로했다.

김모(33·여)씨는 “오히려 시간이 1시간 밖에 없기 때문에 확진자가 몰려 더 위험할 것같다”며 “빨리하고 집에 가야 하는 것도 맞지만 다들 같은 시간에 많은 확진자가 몰리는 것도 위험하다”고 전했다.

이어“이렇게 밖에 외출하면 어쨌든 전파 위험이 있는데 자가격리가 무슨 소용이 있었는지 싶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20만명이 넘었는데 어느 정도 외출기준을 풀어줘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일반 시민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몇몇 시민들은 확진자와 격리자가 오후 5시에 투표하는 줄 몰랐다며 불안해하기도 했다.

정모(43)씨는 “확진자들이 오후 5시부터 외출 가능한줄 몰랐다”며 “알고 있었다면 5시에 투표를 하지 않았을 것이고 혹시나 감염될까 불안한 건 사실이다”고 했다.

김모(48)씨 역시 “이제는 자가격리가 의미가 없는 것같다”며 “물론 투표 때문에 외출을 해야하는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전파 위험도 큰데 한 시간 내에 많은 확진자가 나오면 격리가 무슨 소용이냐”고 말했다.


[대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