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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격리자까지 사전투표 이틀간 열기 활활…곳곳서 대기줄

입력 | 2022-03-05 20:26:00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이틀째인 5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전투표는 4일부터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이 기간 유권자는 별도 신고 없이 가까운 사전투표소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다. 2022.3.5/뉴스1 © News1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에도 서울 내 사전투표소 곳곳에는 대기줄이 형성되는 등 투표 열기가 뜨거웠다.

◇세찬 바람에도 대기줄 형성…아쉽게 투표 못한 시민도

5일 오후 5시59분 서울역 내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직원이 “투표 마감 1분 남았습니다”라고 안내했다. 오후 6시 10초쯤 되자 투표하러 뛰어온 유권자 2명이 있었지만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역삼1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도 6시를 넘어 도착한 유권자가 투표할 수 없게 되자 “안되나요? 하…”라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사전투표 열기는 뜨거웠다. 전날(4일)은 평일이라 출근한 직장인들이 몰리며 관외 투표소 대기줄이 길었으나, 주말인 이날은 유권자들이 편한 복장으로 몰려들며 관내 투표소가 붐볐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바람이 세차게 불었으나 투표하러 온 사람들의 발걸음까진 막을 수 없었다.

곳곳에서 밀려드는 유권자들로 투표장마다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 제2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는 투표소 입구부터 공원까지 30m가량 줄이 길게 늘어졌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들은 “줄이 어디까지 있는 것이냐”며 놀라기도 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일인 4일 오후5시가 넘은시간에도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2022.3.4/뉴스1 © News1

직장인 이모씨(25·여)는 “코로나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운데, 지원 정책도 잘하고 집값도 좀 잡아서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장준호씨(54)는 “서민들의 삶이 너무 팍팍해 경제 활성화할 수 있는 후보를 뽑았다”며 “(다음 대통령은) 살만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 강서구 화곡3동 사전투표소에도 투표 마감시간이 다가오자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투표소 관계자는 “이날 오후 내내 유권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서울역 사전투표소에도 대기줄이 꾸준히 형성됐고, 역삼1동 주민센터에도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반려견을 데리고 온 사람부터, 군인, 가족 단위, 연인간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은 다양했다.

반려견 산책을 시킨 후 투표하러 왔다는 이모씨(26)는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이 됐지만 투표소가 생각보다 깨끗하게 관리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종로장애인복지관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중·장년 유권자부터 아이들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는 이들의 행렬이 오전부터 이어졌다.

종로구에 11년째 거주 중이라는 선모씨(39·여)는 “가족들이 항상 토요일에 모여서 차를 마시는데 오늘은 가족 모임을 대신해서 투표하러 왔다”며 “지금과는 다른 정치를 할 수 있을 만한 후보를 뽑았다”고 말했다.

황모씨(67)는 “종로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배우자를 데려다주고 투표소를 찾았다”면서 “소신 있게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국정 운영을 할 수 있는 후보를 뽑았다”고 전했다.

영등포구 당산 제1동 투표소에도 만난 박모씨(41)는 “대선 당일에는 일할 것 같아서 가족들과 함께 사전투표하러 왔다”며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후보를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모씨(31·여)는 “대선 당일에는 쉬고 싶어서 오늘 투표장을 찾았다”며 “공감 능력이 있는 후보를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확진되면 책임질거냐”…투표소 곳곳서 경찰 출동·소란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내 임시기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전투표지를 전달하고 있다. 2022.3.5/뉴스1 © News1

이날 오후 5시부터는 확진·격리자도 투표 행렬에 참여했다. 코로나19 확진·격리자는 사전투표 둘째 날인 이날 오후 5시 외출 허가 후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6시까지 투표소에 도착하면 투표할 수 있다.

일반 유권자와 확진·격리자들이 분리돼야 되지만 일부 투표소에선 그러지 못한 모습이 포착됐다. 역삼1동주민센터엔 확진·격리자 투표가 시작된 지 15분 만에 50~60명의 확진·격리자가 몰리며 일반 유권자와 뒤섞였다. 확진·격리자 투표소가 내부에 있어 공간 분리가 사실상 무의미해진 것이다. 일부 일반 유권자들은 “확진되면 책임질 거냐”고 소리를 내지르며 소란이 일어났다.

서울역 사전투표소는 확진·격리자 투표소가 외부에 설치돼 역 내에 있는 일반 유권자 투표소와 공간 분리는 확실했다. 다만 넓은 서울역에 비해 확진·격리자 투표소를 안내하는 직원 수는 10명 정도로, 확진·격리자가 본인이 스스로 확진·격리자임을 밝히지 않으면 실수로 일반 투표소로 갈 여지도 있었다.

투표 열기가 뜨겁다 보니 곳곳에서 소란도 일어났다. 전날 영등포구 한 사전투표소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난동을 부린 50대 남성이 현행범 체포됐고, 용산역 사전투표소에도 투표소 내부를 찍으려는 한 남성이 직원들이 제지하자 언성을 높여 경찰이 출동했다.

확진자들의 투표 방식을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확진자 전용 투표함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아 투표 사무원 등이 기표 용지를 수거해가자 일부 확진자들이 반발한 것이다.

확진자들은 투표소 직원들에게 “공무원들이 내 표를 임의로 저렇게 수거해가면 내 표가 투표함에 제대로 들어가는지 여부를 내가 어떻게 알 수 있냐”고 항의했다. “부정선거가 의심되는 사전투표는 하지 않겠다”며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선관위 측은 “규정상 투표함을 투표소에 1개만 설치할 수 있다”며 “그래서 바구니에 확진자 표를 담아서 옮겼고, 투표사무원이 보는 가운데 넣었다”고 해명했다.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투표 열기 뜨거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1533만2972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5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34.69%로, 같은 시간대로 비교하면 지난 19대 대선(24.34%)보다 10.35%포인트(p) 높았다. 사전투표가 전국 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지난 2014년 이후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24.95%)보다도 9.74%p 높은 수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