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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희망적금에 290만명 몰려…예상 인원의 8배 규모

입력 | 2022-03-06 13:51:00

금융권 부담 우려




이달 4일 마감된 ‘청년희망적금’에 약 290만 명의 가입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당초 전망한 가입자의 8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정부의 수요 예측 실패로 가입 대상이 중도에 확대되는 등 혼란이 일면서 금융사들이 예상치 못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1개 은행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2주 동안 청년희망적금의 신청을 받은 결과 약 290만 명이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입했다가 바로 해지한 계좌를 제외하고 마감 시한까지 유지된 ‘활동계좌’만 집계한 수치다. 이는 정부가 당초 예상한 가입자(약 38만 명)의 7.6배에 이르는 규모다.

청년희망적금은 연 최고 10%대의 금리 효과를 낼 수 있어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출시 전인 지난달 9~18일 5대 시중은행에서 실시한 ‘미리보기’ 서비스에만 200만 명이 넘는 청년들이 몰려 가입 자격을 조회하는 등 과열 조짐을 보였다. 출생연도 5부제 방식으로 가입이 시작된 2월 21일엔 일부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이 마비되는 등 가입 신청이 폭주했다.

하지만 소득이 없어 생활고를 겪는 취업 준비생이나 지난해 취업해 소득이 잡히지 않는 사회 초년생 등은 가입 대상에서 제외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또 소득 증빙이 어려운 내국인 청년의 가입은 불가능한 상황에서 외국인에게는 가입 기회를 주는 게 알려져 잡음이 이어졌다. 청년층 사이에서는 “정부가 설익은 정책을 서둘러 추진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계속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출시 이튿날 급히 예산을 증액하기로 하고 가입 요건을 충족한 청년들이 모두 적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또 금융당국은 “가입 첫 주 외국인 가입자 비중은 전체의 0.05% 수준”이라며 “최대한 많은 청년들이 가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추가 사업 재개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은행 등 금융권은 가입자 폭증에 따른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출시 이튿날 가입자가 폭증하자 대상 확대를 결정했지만 (금융권과) 구체적 협의는 없었다”며 “현재 시중은행들의 대출 금리가 평균 4~5% 수준인데 연 6%대 적금 금리를 주면 손해가 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청년 고객들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지만 가입자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 당황스럽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