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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누구나 공평한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다”

입력 | 2022-03-07 03:00:00

TV 리얼리티쇼 진행 경험이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국정연설도 ‘쇼’처럼 꾸몄다. 2020년 국정연설에 초청한 극우 성향의 언론인 러시 림보(왼쪽)에게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여사가 자유의 메달을 걸어주는 ‘깜짝쇼’를 열었다. 워싱턴포스트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을 했습니다. 대통령은 국정연설에 맞춰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상징하는 인물 10∼20명을 초청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올해도 정치인, 군인, 일반 국민 등 각계각층에서 11명이 초대돼 퍼스트레이디 옆쪽 게스트석에 자리 잡았습니다.

△“Please rise if you are able and show that, Yes, we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with the Ukrainian people.”

국정연설에서 대통령이 초청객들을 언급하면 박수가 터지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것을 ‘알린다(acknowledge)’고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먼저 ‘알린’ 초청객은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일어나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인들과 함께한다’는 지지를 표해 달라”며 좌중에 기립박수를 요청했습니다. ‘일어서다’는 ‘스탠드 업(stand up)’이 많이 쓰이지만 국정연설처럼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라이즈(rise)’가 더 적절합니다.

△“In recognition of all you have done for our nation”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정연설을 ‘쇼’처럼 진행했습니다. 2020년 국정연설 때 극우 성향 언론인 러시 림보를 초청해 “국가를 위한 많은 공로에 감사한다”고 치하하며 즉석에서 자유의 메달 수여식까지 열었습니다. 상장이나 훈장 수여 때 단골로 등장하는 문구 ‘공로를 인정해서’는 ‘in recognition of’라고 합니다.

△“We can restore an economy where everyone gets a fair shot, everyone does their fair share.”

2012년 국정연설 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억만장자 워런 버핏의 여비서를 초청했습니다. 버핏과 여비서에게 부과되는 불합리한 세율을 비교해 ‘부자 증세’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누구나 공평한 기회를 갖고 공평하게 분담하는 경제를 재건해야 한다”고 역설하자 중계 카메라가 여비서를 비췄습니다. ‘페어(fair)’는 ‘공정한’ ‘전시회’ ‘연한 베이지색’ 등 다양한 뜻이 있습니다. 여기서처럼 ‘공정’을 의미할 때는 ‘기회(shot)’나 ‘책임(share)’이 뒤따라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