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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투표지 넣을 봉투에 이미 기표된 용지… 곳곳서 항의

입력 | 2022-03-07 03:00:00

[대선 D―2]서울 부산 대구 일부 투표소 논란
유권자 “이런 일 처음… 선거 불신”
선관위 “많은 투표자 동시에 몰려 봉투 비우고 다시 사용하다 실수”



제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이틀째인 5일 오후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들이 투표용지를 투명한 비닐봉투에 담아 제출하고 있다. 뉴스1


5일 진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때 투표자들에게 이미 기표된 투표용지가 들어 있는 봉투가 잘못 전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에서 최소 12건 이상 유사한 사태가 발생했는데 일부 투표자는 “부정선거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5시경 서울 은평구 신사1동주민센터에서 확진·격리자 사전투표에 참여한 A 씨(67)는 임시기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투표지를 봉투에 담으려다 봉투 안에 이미 다른 투표용지가 담긴 것을 확인했다. 누군가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이미 기표한 투표용지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확진·격리자는 신분 확인 후 투표용지 1장과 임시기표소 봉투 1장을 받는다. 이어 임시기표소에서 기표를 하고 빈 봉투에 넣어 선거보조원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신사1동주민센터에만 A 씨를 포함해 3명이 빈 봉투가 아니라 이미 이 후보에게 기표된 투표용지가 들어 있는 봉투를 받았다.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러 번 투표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선거에 대한 강한 불신이 생겼다”며 “빈 투표용지도 아니고 기표된 용지가 실수로 들어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 있던 국민의힘 추천 참관인이 문제를 제기했고 국민의힘 측에서 투표 중단을 요구하며 경찰까지 출동했다. 선관위 직원이 도착한 후 현장 검표 과정에서 기표용지가 2장 들어 있는 봉투가 추가로 발견돼 다시 고성이 오갔다.

같은 날 양천구 신월6동 주민센터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확진·격리자 임시투표소를 찾은 손보경 씨(34) 역시 투표를 마치고 용지를 봉투에 넣으려다 안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기표된 투표용지를 발견했다.

같은 날 부산 연제구 연제4동 제3투표소에서도 사전투표에 나선 확진·격리자 6명이 기표된 투표용지가 들어 있는 봉투를 받았다. 투표용지는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등에게 기표된 상태였다. 대구 수성구 만촌1동 투표소에서도 투표봉투를 재사용하다가 기표를 마친 투표용지가 든 봉투가 1명에게 전달됐다.

선관위 측은 투표소 설치 지자체에 거주 중인 유권자가 투표하는 관내투표 과정에서 봉투를 재사용하다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