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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민간인 대피 잇단 실패…남부 도시 맹폭에 대참사 우려

입력 | 2022-03-07 08:15:0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7일(현지시간) 12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군에 포위된 항구도시 마리우폴 주민들을 대피시키려는 시도가 이틀 연속 실패하면서 민간인들의 고통이 더욱 커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임시 휴전 협정을 맺었음에도 포격 등 공격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에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난민 수도 급증하고 있다.

유엔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1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대피했는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난민 위기’라고 했다. 주로 여성과 어린이 등 수십만 명이 폴란드, 루마니아, 몰도바 등 인접 국가로 피난을 떠났으며 그 과정 중 민간인 수백 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쳤다.

앞서 5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가 휴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하면서 마리우폴에서 사람들을 구출하려는 노력은 실패했다. 다음날 다시 안정 통로를 통한 민간인 대피가 이뤄지나 싶었지만 이틀 연속 실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인도주의적 문제에 대한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동부 도네츠크 주지사 파블로 키릴렌코는 러시아군이 “도시에 포격을 가했기 때문에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대열이 마리우폴을 떠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마리우폴에서 탈출한 난민은 극소수로 밝혀졌다. 이들 중 한 명은 AFP통신에 “7일 동안 난방과 전기, 인터넷도 없이 지하실에 머물렀다”며 “음식과 물도 떨어졌다”라고 밝혔다.

◇ 우크라 정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추가 제재 촉구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서방의 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추방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더욱 고립시켜야 한다고 피력했다.

앞서 서방국들은 가장 강력한 ‘경제제재’로 알려진 국제결제시스템(SWFT·스위프트)에서 러시아를 차단하는 조처를 하는 등 전 세계로부터 철저히 러시아를 고립시켰다.

그럼에도 러시아군이 포격을 멈추지 않자 서방국들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가능성을 포함한 추가 징벌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포함해 미 관리들은 유럽국가들과 원유 수입 금지 등과 관련해 “적극 논의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추가 제재 예고에 “우크라이나가 지금처럼 계속 저항한다면 우크라이나의 국가로서의 미래는 의문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는 협상을 통해 또는 전쟁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중립화’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될 경우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나토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자국 상공의 비행금지구역 지정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 러 군 진격 막기 위해 교량에 폭발물 설치한 우크라군

한편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에 점점 더 무차별적이고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 외곽 빌로고르도카에서 러시아군의 진격을 가로막기 위해 마지막 교량에 폭발물을 설치했다.

한 우크라이나군은 “이 다리가 마지막 다리이며 키이우까지 침투하지 못하도록 방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에 자원입대한 전직 낙하산 부대원은 “러시아군이 진격하면 다리를 폭파할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많은 적의 탱크를 침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북부 도시 체르니히우에서는 수십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일부 생존자들은 분화구나 잔해더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현지 기자들은 민간인 지역을 타격하지 않겠다는 러시아 정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참상을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민간인들에 대한 러시아군의 고의적인 공격과 관련해 매우 믿을만한 보고들이 있다”라고 밝혔다.

◇ 서방에 군 지원 요구하는 젤렌스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동유럽 이웃국가들에게 러시아제 비행기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서방세계에 군사원조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중부 비니치아 공항이 파괴됐다면서 러시아군이 이제 서부 항구도시인 오데사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폴란드와 미국산 제트기를 공급하기 위한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주 3억5000만달러(약 4261억원) 규모의 군사 장비를 승인한 바 있다.

한편 유혈사태를 타개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3차 회담이 7일 열릴 예정이라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자국에 대한 추가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 논의를 이어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전면 휴전에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