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명의로 수입자동차 등을 빌린 뒤 할부금을 내지 않아 지인 등에게 수백억 원의 피해를 입힌 30대가 구속됐다. 경찰은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명의 대여나 저렴한 값으로 차량을 빌려주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A 씨(35)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또 A 씨를 도와 차량 구입을 위한 명의를 빌려온 3명과 차량이 장기 렌트 등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도 이를 판매한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8년 11월부터 3년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등 52명 명의로 210억 상당의 차량 261대를 장기 렌트나 리스해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렇게 받은 차량 가운데 87대를 제3자에게 빌려주며 보증금 20억 원을 편취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 씨는 명의도용으로 받은 차량을 제3자에게 다시 빌려주면서 보증금을 받아 기존 차량의 비용을 납부하는 등 속칭 ‘돌려막기’ 방식으로 사업을 해왔다.
피해자들은 A 씨가 수개월 동안 차량 할부금을 제 때 납부해 사기 행각을 눈치채지 못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 씨는 이런 식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생활비로 썼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명의를 빌려줄 경우 차량 할부금을 떠안을 수 있고, 렌트 비용이 저렴한 차량은 이면 계약된 차량일 수 있으므로 법인 소유 여부를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