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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원자로 있는 핵연구시설 폭격” vs “우크라 자작극”

입력 | 2022-03-07 15:55:00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에서 대학 건물이 러시아군 공격으로 불에 타고 있다. (사진=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 텔레그램 갈무리). 뉴시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의 핵 연구시설을 폭격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러시아는 이 폭격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우익 극단주의 세력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는 6일(현지 시간) “러시아 테러부대가 하르키우 물리기술연구소에 수차례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 공격은 (방사성 물질 유출로 인한) 환경 대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르키우 물리기술연구소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핵물리학 연구기관으로 실험용 소형 원자로가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원자로 내 핵연료량이 일반 발전용 원자로의 20~33% 수준이어서 방사능 오염 위험은 낮은 편이다. 다만 공격이 얼마나 심각한지 정보가 부족해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SBU와 네오나치 세력인 아조프 부대가 하르키우 물리기술연구소 폭파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가 자작극을 벌인 뒤 러시아에게 덮어씌우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침공 직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점령했을 때도 “우크라이나 극단주의자들의 핵시설 사보타주(의도적 파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강변했다.

앞서 러시아군이 4일 점령한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은 통신이 일부 차단돼 안전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라페알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일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일부 통신망과 인터넷을 차단해 현장 상황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없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IAEA에 따르면 기존 직원들은 근무 중이지만 원자로 6기의 기술 운영을 비롯해 모든 발전소 관리는 러시아군 지휘관이 통제하고 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