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3·9대선의 박빙 레이스에서 여야 후보들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위기와 기회를 번갈아 맞았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각 후보의 명장면으로 민주당은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 후보의 슬로건을 보여주는 장면들을, 국민의힘은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라는 구호의 배경이 됐던 순간들을 선정했다.
● 李 측 “독보적이었던 경제 식견, 그리고 눈물”
눈물 닦는 이재명 후보. 뉴시스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삼프로TV에 출연해 주가지수 5000 달성, 부동산 세제 완화 등 본인의 경제 정책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확실한 정책 전문성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고, 동영상 조회수도 700만 건을 돌파했다”며 “신년 여론조사의 지지율 상승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1월 경기 상대원시장 연설에서 이 후보는 “이 곳이 이재명과 그 가족들이 생계를 유지했던 곳”이라며 가족사를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시장 한복판에서 연설하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이 후보의 모습은 이후 대선 TV광고에서도 등장했다.
● 尹 측 “국민이 불러낸, 정권교체의 선봉”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윤 후보는 지난해 3월 여권과의 갈등 끝에 임기 만료를 142일 앞두고 중도 사퇴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김은혜 공보단장은 “26년간 권력에 맞서 부정부패에 싸워온 사람이 공직자의 길을 포기하면서 중대한 분기점을 맞게 된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후보는 약 석 달 뒤 대권 출마를 선언했다.
기세를 몰아 국민의힘 경선에서 승리한 윤 후보는 올해 초 불거진 이준석 대표 등과의 갈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윤 후보 측 인사는 “이 때 윤 후보가 이 대표와 손을 맞잡으며 전격적으로 선대위 해산을 선언했다”며 “사실상 모든 것을 다 바꾼다는 생각 하에 선거 조직을 개편한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윤 후보는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3일 안 대표와의 심야 담판을 통해 전격적인 야권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권교체라는 대의 앞에 야권 후보 두 사람이 손을 잡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