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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컨설팅]해외주식 양도세, 배우자 증여뒤 팔면 절세

입력 | 2022-03-08 03:00:00

소액주주도 비과세 적용 안돼… 양도 차익에 세금 22% 부과
배우자 증여 6억까지 세금 없고, 증여 가격으로 팔면 양도세 ‘0’
내년부터 증여 1년내 매도땐 과세



김지연 NH투자증권 세무사


Q. 주식 투자자 A 씨는 몇 년 전 처음으로 해외주식을 샀다. 갖고 있던 테슬라 주가가 지난해 말부터 크게 오르며 200% 이상 수익을 냈다. 기쁜 마음에 매도를 하려고 했으나 적지 않은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팔기가 망설여진다.



A. 해외주식은 국내주식과 달리 소액주주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1주를 팔더라도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을 합산해 1년에 250만 원을 공제하고 남은 과세표준에 22%(지방소득세 포함)를 부과한다. 따라서 똑같이 1000만 원의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국내주식은 1000만 원이 그대로 남지만 해외주식은 220만 원의 세금을 떼고 780만 원만 챙길 수 있다.

해외 주식 양도세를 아끼기 위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배우자 증여다.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재산은 10년간 증여한 재산을 합산해 6억 원까지 비과세된다. 이 경우 증여를 받는 수증자도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고 증여를 하는 사람도 양도세 없이 주식을 넘길 수 있다.

증여하는 주식의 증여재산가액은 증여일(주식 대체일)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간의 종가 평균액에 증여일의 기준 환율을 곱해 계산한다. 이 금액이 증여받는 배우자의 주식취득가액이 되기 때문에 증여받아 바로 팔면 양도세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A 씨가 주당 1만 원에 취득한 주식(현재 주가 10만 원) 6000주를 증여재산가액 10만 원으로 아내에게 증여했을 때 그동안 증여한 재산이 없다면 증여세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후 아내가 10만 원에 증여받은 주식 6000주를 그대로 10만 원에 팔게 되면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이 같아 양도세도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A 씨가 이를 양도하지 않고 직접 판다면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는 1억1825만 원이다. 해당 연도에 다른 주식의 양도소득이나 필요경비가 없다고 가정하면 배우자 증여로 1억 원이 넘는 세금을 아낄 수 있다.

그러나 2023년부터는 배우자 증여를 통한 양도소득세 절세에 제약이 생긴다. 세법 개정에 따라 2023년 1월 1일부터 양도하는 주식이 배우자로부터 증여받은 주식인 경우 증여일로부터 1년 이내에 양도한다면 증여를 한 사람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소득을 계산하기 때문이다. 단, 1년이 경과한 뒤 팔면 증여가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해준다. 즉, 증여한 지 1년이 경과하지 않았다면 증여하지 않고 팔았을 때와 같은 양도소득세를 내는 것이다. 따라서 배우자 증여를 통해 해외주식의 양도세를 아끼고 싶다면 올해 안에 하는 게 좋다.

또 하나의 방법은 배우자가 아닌 직계존비속 등 다른 가족에게 증여한 뒤 양도하는 것이다. 내년부터 바뀌는 규정은 배우자만 적용 대상이다. 다만 직계존비속의 경우 성인은 10년간 5000만 원, 미성년자는 2000만 원만 증여세가 비과세되기 때문에 증여할 수 있는 금액 자체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세금을 고려해 해외주식보다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게 나은 걸까? 꼭 그렇지는 않다. 2023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면서 국내주식의 소액주주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소득세를 계산할 때 국내주식은 국내 상장주식, 공모주식형 펀드, 장외주식시장(K-OTC)을 통해 거래하는 중소·중견기업 주식의 매매차익을 합산하여 1년에 5000만 원까지 공제한다.

해외주식은 지금과 동일하게 250만 원이 공제된다. 1년간 합산 소득이 비과세 금액을 초과하면 3억 원까지는 22%(지방소득세 포함), 3억 원 초과분은 27.5%(지방소득세 포함)로 과세되는 구조다. 따라서 세금 때문에 굳이 국내주식 투자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





김지연 NH투자증권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