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폴란드 통한 우회 제공 논의… 우크라 비행금지 설정은 안될듯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6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우회적으로 전투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자 러시아가 즉각 “우크라이나에 비행장 등 인프라를 제공하는 국가도 전쟁에 개입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미 언론은 전날 미국이 폴란드에 미 F-16 전투기를 제공하고,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제 미그-29를 제공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인접국 몰도바를 방문해 “폴란드가 보유한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지를 매우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원이 이뤄지면 (폴란드의 군사력) 공백을 어떻게 보충할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루마니아 등 인접국에서 비행한 것을 알고 있다. 러시아군을 공격하는 군용기에 비행장 사용을 허가하는 일은 전쟁에 관여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맞섰다.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전투기가 폴란드 비행장에서 뜨면 미국과 폴란드도 참전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6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1만7000기 이상의 재블린 미사일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등 서방이 ‘무기 지원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미 대통령과 직통전화를 할 수 있는 암호화 통신장비도 제공했고 5일 이뤄진 두 사람의 통화에도 이 장비가 쓰였다.
다만 자국 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러시아를 무력화해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은 “우크라이나 영공을 닫으면 제3차 세계대전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