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겹치면서 현대차 주가가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전략으로 현대차 주식을 빠르게 담고 있지만, 추가 손실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61%(4500원) 내린 1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6만50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들어 1월3일 종가 기준 21만500원에서 20% 넘게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현대차 주식 9492억원 규모를 바구니에 담았다. 외국인은 7789억원, 기관은 3655억원을 각각 비워낸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현재 주가가 저평가 구간이라고 진단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 21곳의 목표주가는 27만6000원 수준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 연구위원은 “끝을 가늠하기 어렵게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부족 사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발 이슈까지 겹쳤다”며 “해당 이슈들이 회복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자동차 섹터에 대한 투심이 차갑지만, 대외변수들과 무관하게 자동차 수요는 견조하고 생산 추이도 점진적인 회복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의 경우 국내 완성차의 도매 판매량 중 현대차 4.3%, 기아 7.4%를 차지하고 있어 비중이 작지 않지만, 기아의 경우 전량 수출로 대응 중으로 러시아 수출 차질시 수출처 다변화를 통한 대응이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실제 실적에 미칠 영향은 양사 모두 낮은 비중이다. 시장의 알려진 악재들은 충분히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EV(전기차)·모빌리티팀장은 “현대차의 지난달 도매 판매는 전월 대비 7.8% 늘면서 한국공장 영업일수 3일 감소에도 회복세로 전년 동기 대비로도 1.4% 증가했다”며 “이달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 영향은 최대 2만대 생산 감소가 예상되지만, 다른 공장이 충분히 만회하며 판매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