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의 3차 협상이 3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분쟁을 종식할 이렇다 할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지만, 인도주의 통로와 관련해서는 일부 진전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측 미하일로 포돌랴크 보좌관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측과의) 3차 협상이 종료됐다”라며 이른바 ‘인도주의 통로’ 상황 개선과 관련해 약간의 긍정적인 이견 감소가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휴전과 안전 보장 등에 관해서는 여전히 협상이 지속 중이다. 러시아 언론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이날 벨라루스 브레스트에서 열린 양측 간 협상은 세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리아노보스티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인용, 중대한 결과는 도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타스통신,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오는 8일 오전 10시(한국 오후 4시)부터 민간인 대피 등을 위해 잠시 휴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키이우 등에서 인도주의 통로를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통로는 벨라루스 영토를 통한다고 한다.
키이우 외에 체르니히브, 수미, 하르키우, 마리우폴에서 빠져나갈 인도주의 통로도 함께 제안됐다고 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측에 모스크바 시간으로 오전 3시까지 동의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간으로는 오전 9시다.
CNN은 우크라이나 측이 아직 이런 제안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밖에 러시아는 오전 9시30분부터 민간인 대피 정보를 주고받기 위한 통신선을 구축하자는 제안도 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28일과 이달 3일, 그리고 이날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 지난 2차 협상에서 인도주의 통로와 관련해 합의를 이뤘으나,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러시아가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그러나 미국 당국자 등은 이번 침공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재통합’, ‘소련 재건’ 열망 때문이지, 나토가 직접적 원인은 아니라는 발언을 꾸준히 해 왔다. 러시아는 이번 침공 전 서방과의 대화 과정에서 나토 동진 반대 등 입장을 표명했었다.
이날 3차 협상을 앞두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군사 행동 중지 ▲헌법 개정을 통한 우크라이나의 중립 명문화 ▲크름반도(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인정 ▲루한스크·도네츠크 독립 인정 등을 자국 군사 작전 중단 조건으로 제시했다.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러시아 측은 “다음, 4차 협상은 벨라루스에서 매우 가까운 미래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날짜를 아직은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는 이르면 내일쯤 확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CNN에 따르면 이와 별개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오는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쿨레바 장관은 이날 라브로프 장관이 진지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 자신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