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유튜브 예능 ‘가짜 사나이’ 출연으로 인기를 끈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가 전쟁이 발발한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사전 허가 없이 돌발 행동을 한 이 전 대위에 대해 정부는 여권 무효화 및 형사고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8일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 전 대위의 우크라이나 입국 관련 질문에 “정부는 최근 우리 국민이 우리 정부의 규정된 사전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에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현재 정부는 이 전 대위 1명의 우크라이나 진입 사실만 공식적으로 확인했으며, 일행으로 추정되는 2명에 대해선 조만간 신원을 특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 대변인은 “외교부는 현재 여권법에 따라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여권에 대한 행정제재를 진행 중”이라며 “향후 여권법 위반 관련 형사고발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른바 의용군 참가 문제 관련, 정부의 사전 허가 없이 무단으로 우크라이나에 입국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당부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고조된 지난달 14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했다.
4단계 적용 지역에 정부 사전 허가(예외적 여권사용 허가) 없이 들어간 사실이 확인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 대상이다. 외교부가 수사당국에 형사고발을 하면 수사 후 기소가 진행된다. 처벌 수위는 법원의 최종 판단에 달렸다.
외교부가 이 전 대위에 대해 형사처벌과 행정제재를 모두 추진하겠다고 밝힌 건 우크라이나 무단 입국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확실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부는 2019년 여행금지국인 시리아에 무단입국해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싸운 A씨에 대해 여권반납 명령을 결정했지만 별도 고발은 하지 않았다.
당국자는 “(이 전 대위 관련 결정은) 국민 생명과 안전 보호란 기본 취지, 국민에 대한 경각심,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위는 7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외교부는 시간 낭비하면서 우리 여권 무효화하는 것보다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나 고민해보라”고 조롱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