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진격 러 탱크에 새겨진 ‘Z’ 러 건물-車 등에 그려… SNS서 확산 反戰인사 협박수단으로 쓰이기도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지지를 표현하는 의미로 ‘Z’ 글자가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 국기를 든 남성들이 Z가 쓰인 옷을 입고 있다. BBC방송 캡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뜻의 알파벳 ‘Z’가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침공을 반대하는 사람을 협박하는 수단으로도 쓰여 우려를 낳고 있다.
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 곳곳의 자동차, 전광판, 버스 정류장, 건물 벽면 등에서 흔히 ‘Z’를 볼 수 있다. ‘Z’가 그려진 옷들도 팔리고 있고 소셜미디어에도 이 글자가 넘쳐난다. 일부 학교는 아이들까지 동원해 ‘Z’ 표시를 만들고 사진을 찍어 올렸다. 최근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친러시아 집회에서도 일부 참가자들이 ‘Z’가 새겨진 옷을 입거나 팻말을 들었다.
‘Z’는 지난달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일부 러시아 탱크에 새겨져 국제적인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러시아어로 ‘승리를 위해’를 의미한다거나 ‘서쪽’인 우크라이나로의 진격 방향을 나타낸다는 추정이 등장했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조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러시아 영화평론가 안톤 돌린은 최근 모스크바 자택 문에 ‘Z’가 쓰인 모습을 공개했다. 침공을 지지하는 세력이 돌린을 위협하기 위해 일부러 이 표시를 그려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