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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 모바일·PC게임 찍고 콘솔시장 도전장

입력 | 2022-03-09 03:00:00

세계 게임시장 4분의 1 차지, ‘불모지’ 국내 시장도 5년간 급성장
스마일게이트, 콘솔 전용게임 출시
넥슨-펄어비스-엔씨소프트 등은 PC-콘솔 겸용 게임 개발 계획
양대산맥 MS-소니는 M&A 경쟁




‘세계 게임 시장 4분의 1을 잡아라.’

모바일·PC게임에 주력하던 국내 게임사가 콘솔 게임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글로벌 진출과 맞물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콘솔게임이 필수 공략 지점이 된 것이다.

콘솔 게임 ‘크로스파이어X’

지난달 10일 스마일게이트는 자사의 지식재산권(IP) ‘크로스파이어’를 활용한 총쏘기게임(FPS) ‘크로스파이어X’를 ‘엑스박스 시리즈 X/S’ ‘엑스박스 원’ 등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콘솔 전용으로 출시했다. 모바일 게임에 주력하던 국내 게임업계에서 주력 IP를 활용해 ‘콘솔 전용’ 작품을 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게임사에 아직 불모지로 남아있는 글로벌 콘솔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넥슨은 올해 출시가 예정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아크 레이더스’ 등 주요 작품을 PC와 콘솔로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펄어비스도 2019년 주력 IP인 ‘검은사막’을 콘솔 버전으로 선보인 이후 ‘붉은사막’ ‘도깨비’ 등 주요 작품들을 PC와 콘솔 플랫폼 전용으로 개발 중이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하반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신작 ‘스론 앤 리버티’도 PC와 콘솔로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국내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선 콘솔 게임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558억2600만 달러로, 전체 게임 시장의 약 26.6%를 차지한다. 특히 북미·유럽 시장에서 40%에 육박한다. 모바일 게임 비중이 60%를 넘고, 콘솔게임은 6.4%에 불과한 국내 시장과는 차이가 있다.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게임사들에 콘솔 플랫폼으로의 확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콘솔 게임의 불모지로 꼽혔던 국내 시장에서도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근 5년(2016∼2020년)간 매년 전년 대비 30% 넘게 매출이 늘고 있다. 특히 2020년에는 전년 대비 57.3% 성장하며 매출 1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2020년 출시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와 MS ‘엑스박스 X/S’ 시리즈는 현재까지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등 수요가 꾸준하다.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구독형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는 견해도 많다. 콘솔 기기 시장을 양분하는 MS와 소니는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같은 구독형 서비스를 목표로 대형 인수합병(M&A)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충성도가 높고 장기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 핵심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이 그동안 만들기 쉬운 게임을 빠른 호흡으로 제작해 왔다면 ‘양보다는 질’이 중요한 콘솔 게임에선 기존과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