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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2018년 폭파한 北핵실험장 재건 움직임

입력 | 2022-03-09 03:00:00

南대선 직후 핵실험 등 도발 우려



미국의 상업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4일(현지 시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를 촬영한 사진. www.armscontrolwonk.com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재건하는 새로운 징후가 포착됐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위한 첫 중대 조치라며 2018년 5월 폭파한 곳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평양 순안 일대에서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 준비로 보이는 병력 및 장비 움직임 등도 최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가정보국(ODNI)은 7일(현지 시간)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지역 안보환경을 유리하게 재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가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1월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 철회를 시사한 바 있어 남한 대선 직후 ‘중대 도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北풍계리에 새건물… 美 “한국 대선뒤 핵실험-ICBM 쏠 가능성”



4년전 폐쇄뒤 재건 움직임 첫 포착
北 ‘핵 모라토리엄’ 파기 임박 관측
정부 “다른 지역에도 감시범위 넓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시설을 4년 만에 복구하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중단) 파기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 국가정보국(ODNI)은 북한이 한국 대선 이후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동향을 포착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센터 소장은 7일(현지 시간) 자신들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상업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최근 촬영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4일 촬영된 이 사진에는 지난달 18일 공터였던 자리에 새 건물이 들어섰다. 핵시설 내 건물 보수를 위해 새로 벌목한 목재와 톱밥을 쌓아둔 모습도 확인됐다. 루이스 소장은 “이는 북한이 (2018년) 핵실험장 폐쇄 조치에 나선 이후 처음 현장에서 발견된 활동”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말부터 풍계리 지역에서 사람 발자국이 많아지고 일부 건설장비 등이 발견되는 등 인력·장비의 움직임이 늘어나 풍계리 일대를 주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다른 비밀 핵실험장 가동 가능성도 있는 만큼 감시 범위도 더 넓혔다”고 했다.

미 ODNI는 7일(현지 시간) 31쪽 분량의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를 공개하고 “북한은 ICBM 발사나 핵실험 등 올해 긴장을 고조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준비 작업을 1월에 시작했다”며 “김정은은 정치적 목표를 위해 다양한 옵션으로 미국과 동맹국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새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달성하기 위해 도발과 유화 제스처를 오가며 한미동맹을 시험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이 가운데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준비로 보이는 동향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순안 일대에서 5일 준중거리급 탄도미사일(MR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쏜 이후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인근 기지로 옮겨 언제든 다시 전개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 중이다. 다른 소식통은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정찰위성 성능시험을 내세워 한국 대선 후 이른 시기에 최소 두 차례 미사일을 추가 발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