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곳곳의 슈퍼마켓 진열대가 텅텅 비면서 러시아 국민들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 조치 및 러시아 국민들의 사재기 열풍으로 러시아 슈퍼마켓 및 식료품점 등 상점에서는 물품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수요가 많은 상품에 대해서는 구매 제한을 할 수 밖에 없다며 ‘1인당 최대 10개까지 구매 가능’이라고 적힌 안내문을 내걸기도 했다.
패션 브랜드인 자라(Zara), H&M 및 가구 기업 이케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판매 중단을 선언했으며, 구찌, 프라다, 디올, 펜디 등 세계적 명픔 패션 브랜드들도 지난 7일부터 러시아 내 영업을 중단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피해를 러시아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자 푸틴 정부에 대한 반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크라 침공 이후 러시아 곳곳에서는 반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지금까지 1만300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8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에서 약 1만3000명의 국민들이 반전 시위를 벌였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프랑스어 과외교사인 율리아 시멜레비치(55)는 “이러다가 고양이와 개 사료도 진열대에서 사라질 것 같다”며 서둘러 비축해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익숙해진 수입품과 럭셔리 브랜드는 모두 과거의 일”이라며 “그러나 가장 힘든 점은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에 대한 죄책감”이라고 했다.
스페인 언더웨어 브랜드 오이쇼 매장에서 일하던 아나스타샤 나우멘코(19)는 오이쇼가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그는 “재고가 있을 때 사둬야 할 것 같다”며 “며칠 내로 화장품을 구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방의 제재로 루블화 가치가 급락해 이미 가격이 4배나 뛴 상황이라 가지고 있는 돈으로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