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가뭄이 이어지면서 올 봄 농업용수 공급 등에 차질이 생기고 대형 산불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3월 가뭄 예·경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강수량은 13.3㎜로 평년의 14.7% 수준에 그쳤다.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 역시 평년의 68.1% 수준인 234.6㎜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전남, 경남, 강원영동 지역의 가뭄이 특히 심했다. 최근 6개월 강수량은 전남(198.4㎜), 경남(217.1㎜), 강원영동(287.0㎜)이 각각 평년의 53.4%, 54.5%, 60.1%에 그쳤다.
이번 봄에 가뭄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3, 4월 강수량은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겠으며 5월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된다”면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림당국은 경북 울진 등에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대규모로 번진 것에도 가뭄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강수량이 부족하면 마늘, 양파 등 노지 월동작물의 생육 부진이 우려되는 만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수지·양수장 등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강수 상황에 따라 국지적으로 용수가 부족할 우려가 있다”며 “농번기 등을 대비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