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기관 “이틀 만에 키이우 점령 계획했던 푸틴 분노·좌절”
키이우 입구 지키는 민병대. 사진 AP 뉴시스
● “키이우는 요새가 됐다”
CNN에 따르면 키이우 시민들은 한 마음으로 도시를 요새로 만들고 있다. 자발적으로 육군 수비대에 입대한 민간인들은 큰 코트와 트레이닝복을 입고 검문소를 지켰다. 4시간씩 교대로 보초를 서며 추위에 얼굴이 빨개진 시민 올렉시 곤차렌코는 “추위 정도는 괜찮다. 주민들이 따뜻한 수프를 가져다 준다”고 CNN에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8일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도 시민들이 항전 준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크름반도를 통해 바다로 러시아군이 침공해 올 것을 우려해 해변에는 방어벽이 구축됐고, 오페라극장 앞에도 대전차 장애물이 놓였다. 오데사 필하모닉 감독 갈리나 지트서는 “우리는 오데사를 히틀러에게도 내주지 않았다”며 “그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美 “푸틴의 추악한 전쟁 될 것”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임시 방공호에 대피한 주민들이 더운 음식 배급을 받고 있다. 사진 AP 뉴시스
스콧 베리어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2000~4000명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포위하면서 식량, 식수, 난방, 의약품을 차단한 것을 언급하며 “키이우가 10일에서 2주 안에 절망적인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러시아군이 새로운 경로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동북부 체르니히브와 하리키우를 우회해 키이우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이우 북부에 배치된 64㎞에 이르는 러시아군 행렬이 여전히 정체 상태인 가운데 추가 병력이 키이우 인근데 도착하면 키이우 포위를 위한 러시아군의 움직임이 강화될 것으로 미 국방부는 내다봤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체르노빌 원전 시설에서 안전 감시시스템을 통한 원격 데이터 통신이 끊어졌다며 원전 안전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체르노빌 원전 시설을 장악했다
IAEA는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로부터 체르노빌 원전 관리와 관련한 직원 교대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며 “체르노빌 직원들은 식품과 식수, 의약품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접근만 허용되고 있으며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