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를 비롯해 하르키우, 마리우폴, 수미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개방키로 한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인 폴란드 프셰미실 중앙역에서 키이우발 열차를 이용한 피란민들이 플랫폼을 나서고 있다. 2022.3.8/뉴스1 © News1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9일 동남부 마리우폴 등 6곳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가 개방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영상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은 (현지시간)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4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인도주의 통로가 있는 지역에서 공격을 중단하는 데 동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을 향해 “인도주의적 통로가 개방된 지역에서 국지적 휴전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우크라이나 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점령군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짧막한 입장을 밝혔는데, 이후 추가 협상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키이우·체르히니우·수미·하르키우·마리우폴·에네르호다르 일시 휴전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州) 에네르호다르 시 당국도 이날 일시 휴전이 발효돼 ‘인도주의 통로’를 통한 민간인 대피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로 오를로프 에네르호다르 시장은 “시내에 인도주의 보급품 반입이 허용될 것이고, 돌아오는 길에 버스가 떠나려는 민간인을 태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에네르호다르시는 우크라이나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이 근접한 지역으로, 러군의 원전 점령 시도와 함께 집중포화를 받은 접전 지역이다.
◇수미 5000명 대피 성공했지만…약속 이행 여부는 지켜봐야
3일(현지시간) 벨라루스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단 간 2차 협상 시작 전 양측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은 러시아투데이(RT)가 벨타·스푸트니크 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회담 장면.
다만 수미와 동시에 대피로를 약속했던 체르니히우, 하르키우 등 나머지 지역에서는 대피가 실패했고, 특히 마리우폴에서는 민간인 대피 중 러시아군이 휴전 약속을 깨고 대피 경로를 포격했다고 우크라이나 외무부가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안전한 대피 보장은 물론, 러시아 측이 제공한 대피 통로가 러시아 및 벨라루스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인도주의 통로는 지난 3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단 간 2차 휴전 협상에서의 합의 내용으로, 양측은 민간인 대피 및 의약품·식량 전달을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공동 제공하고, 통로가 가동될 때에는 전쟁을 일시 중단하기로 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