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 최종 투표율이 77.1%로 잠정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사전 투표율에도 최종 투표율이 직전 대선 투표율을 하회한 것은 주요 후보의 높은 비호감도와 정치적 효능감 저하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본투표까지 전체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3407만1400명(사전투표와 재외국민·선상·거소투표 포함)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은 77.1%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19대 대선 77.2% 보다 0.1%p 낮은 수치다.
반면 사전투표 투표율은 36.93%로 19대 대선 26.06% 대비 10.87%p 높다. 기존 사전투표 최고 투표율인 21대 총선(26.69%) 보다도 10.24%p 높은 수치다.
민주당은 호남의 높은 사전 투표율을 야권 단일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고 본투표, 특히 수도권에서 반전을 자신했다. 국민의힘은 높은 투표율을 정권교체 열망으로 해석하며 완승을 언급했다.
대선 투표율은 직선제 개헌이 이뤄진 1987년 13대 대선이 89.2%로 가장 높았다. 이후 1992년 14대 대선 81.9%, 1997년 15대 대선(80.7%), 2002년 16대 대선(70.8%), 2007년 17대 대선(63.0%)로 하락했다.
그러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박빙 대결을 펼친 2012년 18대 대선에서 75.8%로 상승했다.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앞당겨 치러진 19대 대선은 77.2%를 기록했다.
이번 대선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블랙아웃(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까지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는 등 양측 지지층이 총결집하는 양상을 보인 바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투표 동력은 분노와 적대감, 그리고 공포감”이라며 “적대감과 공포감은 굉장히 컸음에도 지지 후보에 대한 호감도 또는 충성도가 떨어져 결국 지난 대선은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은 문재인에 대한 호감이 존재했고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도 상품성이 많았다. 다자구도다 보니 호감을 줄 후보가 많았다”며 “이번은 양자 대결인데다 지지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직전 대선 보다 떨어졌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77.1%면 굉장히 높은 것”이라며 “사회가 다원화될수록 투표율은 올라가지 않는다. 지금 정도면 굉장히 다원화된 사회에서 아주 높은 투표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대선은 촛불집회로 탄핵이 이뤄져 정치적 효능감이 높아졌을 때 치러진 선거다. 사전투표가 적용된 첫번째 대선이기도 하다”며 “이번 대선은 내가 정치를 변하게 했다는 주관적 확신을 가질 일이 없었다. 진영 대결 구도였다”고 부연했다.
그는 “비호감 대선이라고는 하지만 두 후보간 상당한 박빙이다 보니 양 진영이 결집했다”며 “사전투표까지 3일이 주어지고 투표소도 많아지다 보니 투표 편의성이 높아진 면도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