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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중개형 ISA’ 1년만에 300만명 돌파… 삼성證 업계 첫 ‘잔액 1조’

입력 | 2022-03-10 03:00:00

삼성證 ISA 계좌 분석해보니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투자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자 수가 출시 1년 만에 3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삼성증권의 중개형 ISA 잔액은 업계 최초로 1조 원을 넘어섰다.

투자자들은 계좌에 ‘고배당주’와 ‘해외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를 가장 많이 담는 전략으로 절세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중개형’ 4조 돌파하며 큰 폭 성장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중개형 ISA 가입자 수는 306만5938명, 누적 투자금액은 4조41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품 출시 초기인 지난해 2월 말 1만4950명에 불과했던 가입자 수는 매달 10만∼30만 명씩 불더니 올해 1월에는 73만5424명이 늘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규 투자액도 1월에만 8000억 원 가까이 불어 잔액이 4조 원을 넘어섰다.

ISA는 예금, 펀드, 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하는 상품이다. 2016년 처음 도입돼 일명 ‘만능통장’으로 불렸지만 정작 국내 주식에는 투자할 수 없어 자산운용 범위, 수익률 제고에 한계가 있었다. 지난해 2월부터 증권사에서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ISA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 및 보험사 가입자들이 대거 증권사 계좌로 갈아탔다. 지난해 2월 말 190만 명 정도였던 은행권 ISA 가입자 수는 올해 1월 말 100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내년부터 중개형 ISA에서 발생하는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전면 비과세하기로 한 정부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중개형 ISA 잔액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한 곳도 나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중개형 ISA 잔액은 1조119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의 중개형 ISA 가입자 수는 85만3655명으로 업계 전체의 28%를 차지한다.
○ 고배당주 담으며 장기투자 방향

중개형 ISA 투자자들은 배당 이자 등 순소득에 대해 최대 200만 원(서민형은 400만 원)까지 적용되는 비과세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중개형 ISA 85만여 계좌를 분석한 결과 주식 잔액 상위 10개 중 4개 종목이 연간 배당수익률 3% 이상인 이른바 고배당주였다. 가장 많이 사들인 KT&G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6.1%였고 POSCO(3위·6.2%), 맥쿼리인프라(5위·5.3%), 제이알글로벌리츠(8위·7.1%) 모두 배당수익률이 5%를 넘었다.

중개형 ISA의 고배당주 비중은 일반 주식 계좌에 비해 뚜렷하게 높았다. 삼성증권 중개형 ISA에서 연간 배당수익률 3% 이상 종목 비중은 15.3%로 일반 주식투자 계좌(4.4%)의 3배 수준이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배당수익률이 예금 이자율보다 높은 종목에 투자가 집중됐다는 건 그만큼 주식에 대한 장기 투자 관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개형 ISA를 통한 ETF 투자 전략도 눈길을 끌었다. 삼성증권 중개형 ISA ETF 잔액 상위 종목은 ‘KINDEX 미국S&P500’을 포함해 모두 해외주식형이었다. 김상훈 삼성증권 디지털마케팅담당은 “해외주식형 ETF의 양도차익은 국내주식형과 달리 과세 대상이기 때문에 비과세와 분리과세(200만 원 초과분 9.9%) 혜택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