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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말 4월초 의료위기”… 확진자, 정부 예측치 훨씬 뛰어넘어

입력 | 2022-03-10 03:00:00

[오미크론 대확산]이틀 연속 30만명대 신규 확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30만 명을 넘어서면서 정부 예측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급증하고 있다. 의료계에선 위중증 환자가 더 늘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말과 다음 달 초를 의료체계 위기로 보고 있다.
○ 정부 예측보다 빠른 증가세
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4만2446명으로 전날보다 약 14만 명 폭증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한 후 가장 많다. 신규 확진자는 주말 동안 줄어든 검사량이 반영되는 월요일과 화요일에 비교적 적고 수요일부터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1주 전인 2일(21만9224명)의 1.6배로 크게 늘어난 수치다. 9일 오후 9시까지 집계된 확진자도 32만 명에 육박해 1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4만 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유행 증가세는 방역당국의 예측보다 더 크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 방역당국이 예상치로 내놓은 9일 신규 확진자 수는 23만 명이었다. 실제로는 이보다 약 11만 명이나 더 나온 것이다. 당국은 또 하루 신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정점을 35만4000명으로 예측하면서 그 시점은 이달 12∼15일로 내다봤었다. 이 시점 역시 앞당겨지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방역을 잇달아 완화한 뒤 확진자가 증가하는 흐름을 보면 정점 규모도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 장례식장·화장장은 ‘포화상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다른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빠른 대신에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낮다. 하지만 전체 확진자가 많아지다 보니 이와 비례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9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1087명으로 이틀 연속 1000명을 넘겼다. 이날 사망자도 158명으로 일주일 내내 세 자릿수다. 최근 1주일(3∼9일) 동안 발생한 사망자는 1174명에 달한다.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의 영향으로 수도권 일부 지역의 장례식장과 화장장은 포화상태다. 8일 코로나19로 아버지를 떠나보낸 임모 씨(54)는 “서울 시내 장례식장에 자리가 없다고 해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하루가 지나고 장례 절차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서울과 경기 지역 화장장도 꽉 차서 5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더라. 생전에 아버지께서 ‘장례는 검소하게 치르라’고 하셨는데도 어쩔 수 없이 (3일장이 아닌) 6일장을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의 A대학병원 관계자도 “자리가 없어 장례식장을 못 잡는 경우가 하루에 20명씩 생기고 있다”며 “화장장 대기까지 생기면서 일주일 전부터는 3일장이 어려워져 4∼6일장을 하는 게 기본”이라고 말했다.
○ ‘3말 4초’가 위기
의료계에선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의료체계에 위기가 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확진자 수가 정점에 이른 뒤 2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게 될 시점을 이때로 보는 것이다. 당국은 현재 1000명대인 위중증 환자가 2500명까지 증가해도 감당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의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에크모(ECMO·인공심폐장치)나 인공호흡기 등 치료 장비 도입이 원활하지 않은 의료기관들도 있고 의료진 감염이 늘면서 중환자를 볼 인력이 더욱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를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상태가 중증으로 악화되는 환자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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