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으로 부담 더 커져… 두바이유 1주일 새 26달러 급등 서울 휘발유값 L당 평균 1957원
국제유가 급등으로 가계가 자동차, 오토바이 등의 연료비로 지출한 금액이 지난해 4분기(10∼12월) 사상 최대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휘발유 가격은 2013년 9월 이후 처음으로 L당 2000원을 눈앞에 뒀다.
9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는 운송기구 연료비로 월평균 10만6426원을 지출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19.1% 늘어난 수준이다. 1인 가구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국제유가 오름세가 계속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운송기구 연료비는 가정에서 쓰는 자동차, 오토바이에 넣은 휘발유, 경유 등의 기름값을 뜻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가계의 연료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8일 현재 배럴당 122.99달러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말보다 26.13달러 급등한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보통 2, 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내놓은 유류세 20% 인하 효과가 사라지고 기름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정부는 올해 4월 말로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와 액화천연가스(LNG) 할당 관세 0% 조치를 7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또 유류세 인하 폭을 현재 20%에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정 최대치인 30%까지 유류세를 인하해주면 휘발유 가격은 L당 305원 내려가게 된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