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안 대표는 10일 윤 당선인의 국민의힘 개표상황실 당선 인사 자리에 참석했다. 윤 당선인과 똑같이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한 안 대표는 이날 윤 당선인과 나란히 앉았다. 이어 윤 당선인과 함께 손을 잡고 인사했다.
윤 당선인은 당선 인사를 통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빠른 시일 내 합당 마무리를 짓고 더 외연을 넓히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훌륭하고 성숙된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의당과의 합당 의지를 거듭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어진 대국민 감사 인사 자리에서도 “안 대표님께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새벽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을 찾아 국민의힘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따라 총리급 기구인 가칭 ‘국가비전위원회’를 설치한 뒤 안 대표가 위원장을 맡아 과학기술, 인구 문제, 기후 위기, 연금 개혁 등 국가 장기과제를 담당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대선 직후 합당을 약속한 만큼 안 대표가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거나 2024년 총선 공천권을 가지고 있는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단일화 과정에서 물밑 협상을 담당한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등 안 대표를 도왔던 일부 인사들의 경우 인수위나 행정부에서 등용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대표 본인을 비롯해 안 대표 측에서 상징성이 있는 인사들 10명 정도는 새 정부의 인재풀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안 대표의 정치적 미래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의 합당 과정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의 기싸움이 거셀 전망이다. 윤 당선인이 이날 거듭 합당 의지를 밝힌 것과는 달리 그간 이 대표는 “합당은 당의 영역”이라고 대표로서 주도권 행사를 예고한 상태다. 당명 개정, 최고위원 배분. 지방선거 공천 등 합당 조건을 두고 해결해야할 과제도 많다.
공동정부 구상 역시 삐걱거릴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공동시정을 약속했지만 정무부시장 등 일부 자리를 제외하고는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이 시정에 참여하지 못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공동정부 상징성을 감안해 인수위 시기부터 안 대표 측 인사를 기용하는 모양새를 갖추겠지만 이들이 중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