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 개표방송에 靑 ‘불면의 밤’…“아쉽다” “모르겠다” 반응도

청와대로서는 긴 밤이었다. 10일 야당인 국민의힘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을 확정 지으면서 청와대는 무거운 분위기 속으로 가라앉은 모습이다.

이날 오전 6시20분께 개표가 100% 진행된 가운데, 윤 당선인은 최종 48.56%(1639만4815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위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47.83%(1614만7738표)로 1·2위 격차는 불과 0.73%(24만7077표)포인트, 역대 최소 득표율 격차로 희비가 엇갈렸다.

민주당은 전날 저녁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개표 초·중반 50%이상 득표로 앞서가며 한때 고무적인 분위기였다. 청와대도 지상파 3사 예측 결과와 민주연구원 전망치 등을 내부에서 공유하며 냉정을 유지한 가운데 막판까지 선거 결과를 지켜봤다.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정무수석실 소속 일부 실무진들은 개표율 90%가 넘어갈 때까지 당선인을 확정 짓지 못하는 초박빙의 승부가 전개되면서 늦은 시간까지 개표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윤 후보가 막판에 당선을 확정 지으면서 아쉬움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일부 청와대 관계자들은 개표 결과에 대해 “아쉽다”,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겠냐” 등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다소 침울해진 분위기 속에서도 남은 대통령 임기 동안 차분하게 국정에 전념하면서 정권 이양을 위한 준비를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전 뉴시스와 통화에서 “아직 잡혀있는 일들이 많이 있으니, 흔들림 없이 마지막까지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각오를 함께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이제 앞으로 남은 임기를 잘 마무리하고, 당선인이 국정 운영을 잘 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윤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를 갖고 대선 승리를 축하를 하는 한편,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축하 난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오전 참모회의 뒤 별도의 메시지나 청와대 차원의 입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청와대는 조만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도 추진할 계획이다. 비서실장 예방에서 당선인 측과 회동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은 열흘 내에 이뤄졌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 9일 만인 12월28일 이명박 당시 당선인과 만찬을 겸해 만났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도 대선 9일 만인 12월28일 박근혜 당시 당선인과 청와대에서 회동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