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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시 우대혜택 받는 이유… ‘영문공시 우수법인’ 선정

입력 | 2022-03-10 17:07:00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영문공시 우수법인 선정
KRX “영문공시 제출실적을 대상으로 평가”
“영문공시 업체 수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경쟁률↓”
“공시 우수법인 선정과 별개 평가 개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행정소송 진행 중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일 한국거래소(KRX)로부터 영문공시 우수법인으로 선정됐다. 분식회계 이슈로 현재 금융위원회(증권선물위원회)와 법정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3개 업체(삼성바이오로직스, 카카오, 한화시스템 등)가 선정된 영문공시 우수법인에 뽑힌 것이다.

영문공시 우수법인 선정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가증권시장 공시 우수법인’이 부여받는 모든 혜택을 받게 됐다. 공시 우수법인에 선정되면 3년간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유예(1회), 연부과금 및 추가·변경상장 수수료 면제, 공시담당자 교육 이수 면제, 공시담당자 해외업무 연수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한국거래소는 외국인 투자자 정보 접근성을 제고하고 해외 투자 확대를 목적으로 지난 2019년부터 매년 영문공시 우수법인을 선정해왔다. 다만 영문공시 우수법인은 ‘공시 우수법인’에 비해 선정 기준이 까다롭지 않다고 한다. 공시 우수법인의 경우 자율 및 공정공시 등 공시 건수에 대한 정량평가와 기업설명회(IR) 개최 여부, 지배구조공시, 언론 소식과 논란, 투명성 등 정성평가를 엄격하게 심사한다. 반면 영문공시 우수법인은 영문공시 시행 여부 자체를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춰 선정 기준이 상대적으로 엄격하지 않다고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한 영문공시를 하는 업체 수가 많지 않아 공시 우수법인에 비해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고 한다. 국내 기업들의 영문공시 활성화를 유도하는 목적도 있기 때문에 연속 선정이 가능하고 공시 우수법인에 준하는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공시 우수법인과 영문공시 우수법인은 이름이 비슷하지만 성격이 완전히 다른 평가로 이해하면 된다”며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에 공시 우수법인 후보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적인 공시 우수법인 선정 과정에서는 분식회계나 기타 불성실 공시 등 관련 논란 여부가 심사에 반영되지만 영문공시 우수법인 평가에서는 해당 내용이 핵심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분식회계 관련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에 영문공시 우수법인에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분식회계 논란에 불성실 공시와 관련된 문제가 포함될 수 있는데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 공시 우수법인에 준하는 혜택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며 “주요 목적이 영문공시 활성화에 있기 때문에 기준을 완화했다고는 하지만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기업은 그 자체로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선정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6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래 주주친화정책 일환으로 적시에 유용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영문공시의 경우 2017년부터 현재까지 총 126건을 제출했다고 한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영문 사업보고서와 영업보고서도 게재하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