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종료된 10일 새벽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 주차장에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측과 일부 인천 시민들이 투표함 이송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22.03.10. 뉴시스
20대 대선 개표가 진행되던 9일 오후 8시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 개표소 주차장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와 부평구 선거관리위원회 측의 대치가 시작됐다. 한 유튜브 채널이 “신원 미상 인물들이 개표소 밖에서 정체불명의 투표함을 이송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시청자 등 100여 명이 모여들어 투표함 이송을 막아선 것. 대치는 6시간 넘게 계속됐고 투표함은 10일 오전 4시 반이 돼서야 개표소로 옮겨졌다.
그러나 선관위는 “투표함을 이송하던 이들은 선관위 투표관리관이 맞는다”며 “이송하는 도로가 막혀 (개표소에 앞서) 투표함을 내려 들고 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표 결과 이 투표함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표가 더 많이 나왔다. 선관위는 투표함 이송을 방해한 이들이 선거방해죄를 범한 소지가 있다며 10일 경찰에 고발했다.
대선이 투·개표가 이뤄진 9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부정선거가 진행된다’는 각종 루머가 확산됐다. 앞서 사전투표 관리 부실 논란을 겪으며 선거관리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이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자의 사전투표 관리 부실을 접한 일부 시민은 사전투표함이 잘 보관되는지 감시하기도 했다. 대학원생 박현우 씨(40)는 9일 서울 영등포구 선관위에서 보관된 사전투표함을 찍고 있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계속 지켜봤다고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박빙으로 치러진 선거여서 각 후보 지지자들이 예민해져 있는데다 선관위의 사전투표 관리 부실까지 겹치며 루머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음모론 확산을 막으려면 (선거 관리 부실에 대해) 선관위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보 및 가족에 관한 비방이 고소 고발로 이어진 결과 대선 관련 허위사실공표 사범도 증가 추세다. 대검찰청은 이번 대선 관련 허위사실공표 등 여론조작 선거사범은 431명으로 집계돼 18대 대선(100명)보다 4.3배로, 19대 대선(126명)보다 3.4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