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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20대 1 액면분할… 서학개미 “17만원이면 1주 매입” 군침

입력 | 2022-03-11 03:00:00

애플-알파벳 이어 美빅테크 주가 부양
1주 2785→139달러 선으로 내려… 소액투자자들 주식 접근 쉬워져
12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도
긴축-우크라 사태로 빅테크株 하락… 전문가 “매수 기회” vs “실적 따져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에 이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20 대 1의 비율로 주식 분할에 나선다. 앞으로 약 17만 원만 있으면 아마존의 주주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올 들어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실적 성장세를 ‘AAA’(애플 아마존 알파벳)가 이끄는 가운데 아마존, 구글 등이 액면분할에 힘입어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9일(현지 시간) 미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이사회에서 주식을 20 대 1로 액면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장 마감 후 밝혔다. 100억 달러(약 12조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내놨다.

아마존은 5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6월 3일 종가를 기준으로 액면분할한 뒤 6월 6일부터 분할된 주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분할된다고 가정하면 아마존 1주의 주가는 2785.58달러에서 139.28달러가 된다. 기존 주주들은 1주당 19주를 더 받게 된다.

아마존의 액면분할은 1999년 9월 이후 23년 만이다. 장 마감 이후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시간외거래에서 아마존 주가는 6.58% 급등했다.

액면분할과 자사주 매입은 통상 주가 부양 수단으로 활용된다. 특히 액면분할을 하면 기업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지만 주가가 낮아져 소액투자자들이 접근하기가 쉬워지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제로 2010∼2018년 액면분할을 했던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60%는 3년간 누적 수익률이 해당 지수를 웃돈다”고 분석했다.

2020년 애플, 테슬라를 시작으로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주식 분할에 나서고 있다. 알파벳도 7월 주식 1주를 2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단행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주당 300만 원이 넘어 아마존 투자에 부담을 느끼던 국내 서학개미들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현재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아마존 주식은 14억4997만 달러로 해외 주식 7위에 해당한다. 다만 올 들어 아마존(―16.46%), 애플(―8.23%), 알파벳(―7.89%) 등의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에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장한 빅테크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AAA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여전히 유망한 투자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AA는 여전히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갖고 있어 매출, 영업이익 등에서 견실한 실적을 낼 것”이라며 “주가가 많이 떨어진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내다봤다. 이원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AAA,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으로 묶어서 투자하기보다 개별 기업의 실적을 따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