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연속 30만명대 확진 중환자 1113명, 델타 정점때 근접…사망 205명 역대 두번째로 많아 당국, 확진자 일반병실 치료 방침…서울대병원 이어 아산병원도 적용 일부선 “기저질환자 집단감염 우려”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32만7549명이 발생해 이틀 연속 30만명대를 기록했다. 2022.3.10/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정점 기간에 접어들었다는 방역 당국의 판단이 나왔다. 다음 주에 하루 확진자가 최다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3월 넷째 주부터는 신규 확진자 규모가 서서히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10일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는 32만7549명으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30만 명을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를 기존에 수용하던 격리 병실이 아닌 일반 병실에서 치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를 풍토병으로 취급하는 이른바 ‘엔데믹(계절성 유행)’ 전환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 방역당국 “앞으로 2주 ‘둥그스름한’ 정점”
전문가 전망도 방역 당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9일부터 2주 동안이 코로나19 유행의 최정점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정 교수는 “15∼17일에 신규 확진자가 가장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점점 늘고 있다. 10일 0시 기준 중환자는 역대 세 번째로 많은 1113명으로 집계됐다. ‘델타 변이’ 유행으로 중환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12월 29일(1151명) 수치에 근접했다. 사망자 역시 205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통상 의료계에서는 감염자 수가 정점에 달한 2, 3주 뒤에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최대치로 늘어나는 것으로 본다.
○ 확진자 일반 병실 치료 확대
방역 당국의 목표는 지난해 말 발생한 ‘병상 대란’의 재발을 막고 ‘오미크론 변이’의 정점을 넘기는 것이다. 하지만 10일 기준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1.1%, 비수도권만 놓고 보면 70.6%까지 치솟았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날 상급종합병원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더 많은 오미크론 변이 환자가 일반 의료 체계 내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한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 주도로 치료 체계를 개편하는 게 위험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같은 의료진이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함께 보면 다른 환자들까지 집단 감염될 우려가 있다”며 “대형 병원일수록 중증 기저질환자가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