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윤석열]첫 일성 통해 국민통합-협치 강조 “권력에 굴하지 않는 소신 선택받아…대장동 얘기 오늘은 안하는게 좋아” “당의 사무-정치엔 관여할수 없어”…수직적 당청관계 개선 의지 피력 “도와주기 힘들다” 뼈있는 농담도 “北의 불법-불합리 단호하게 대응…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어 두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대선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으로부터 축하꽃다발을 받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尹 “여소야대는 민주주의 성숙할 기회”
윤 당선인은 범여권이 국회에서 180석 가까이 점한 상황에서 정권교체를 이뤘다. 그런 만큼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려면 극단의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민주국가에서 여소야대라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정치가 훨씬 성숙돼 갈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 “어느 당이 대통령, 행정부를 맡고 다른 당이 의회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 크게 이상하지 않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 일하러 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저는 믿는다”고 했다.
○ 尹 “부정부패 내 편 네 편 없이 엄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당선 확정 직후인 오전 4시경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치열한 접전 끝에 당선된 윤 당선인은 “밤이 아주 길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당선인은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부정부패에 대해선 진영을 따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민들께서는 26년간 공정과 정의를 위해 어떠한 권력에도 굴하지 않았던 저의 소신에 희망을 걸고 저를 이 자리에 세우셨다”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부정부패는 내 편 네 편 가릴 것 없이 국민 편에서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선거 기간 동안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맹공을 퍼부었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 가능성 등을 묻는 질문에는 “대장동 얘기는 오늘은 좀 안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모든 문제는 시스템에 의해 가야 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문제에 대해선 “코로나 관련 경제, 방역, 보건, 의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 조직을 구성할 생각”이라며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팬데믹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제도 개혁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 새로운 당청(黨靑) 관계 강조
국회의원 ‘0선’으로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된 윤 당선인은 수직적 당청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이제 정부를 인수하게 되면 윤석열의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의 정부가 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된 저는 모든 공무를 지휘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당의 사무와 정치에는 관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역대 정권마다 총선 공천 등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당청 갈등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은 “여러분께서 저를 많이 도와주셔야 한다”며 “저는 여러분들을 도와드리기 쉽지 않다”고 뼈 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당선인이 강조한 협치의 틀을 당에서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했고, 김기현 원내대표도 “단순하게 5년 (임기가) 끝나고 나면 또다시 심판의 대상이 되는 그런 정부가 아니라 5년 지나고 나서도 사랑받는 정부, 성공한 윤석열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