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윤석열]당선 첫날 숨가쁜 행보 새벽까지 당선축하 행사 잠 못자…커피 마시며 당선 회견 등 강행군 선대본 해단식선 “사랑받는 당 노력”…경찰차 호위 등 대통령급 경호 받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첫날인 10일 하루 종일 숨 가쁜 행보를 보였다. 윤 당선인은 피 말리는 접전 속에서 이날 오전 3시를 넘겨서야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오전 4시 40분경까지 당선 축하 일정이 이어지면서 거의 잠을 자지 못한 채 이날 일정을 소화했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나타난 진영 간 극단적 대립과 여소야대 상황을 고려한 듯 일정마다 ‘국민통합’과 ‘협치’에 방점을 찍었다.
○ 尹, 커피 연신 마시며 숨 가쁜 행보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0시 반경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첫 대외 일정을 시작했다. 오전 9시 10분부터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연달아 통화를 마친 뒤였다. 윤 당선인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병준 전 상임선대위원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앞으로 많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윤 후보 측은 “당선인이 늦게 귀가한 뒤 거의 못 잤다. 피곤해서 커피를 계속 마시더라”라고 했다.윤 당선인은 오전 10시 35분경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참배한 뒤 방명록에 ‘위대한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의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당선인은 오전 11시 10분에는 당 선거상황실이 차려졌던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으로 이동해 당선 인사 겸 기자회견을 했다. 윤 당선인은 자신의 당선에 대해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고 정의했다.
文대통령 축하 난 전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전한 축하 난을 전달받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尹 “언론 앞에 자주 서겠다”
윤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역대 대선에서 1, 2위 후보 간 최소 격차인 24만7077표 차이로 신승한 것에 대해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더 뒤돌아볼 이유도 없고 오로지 국민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길만 남아 있다”고 했다.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이 되면 매주 기자간담회를 갖겠다고 했던 윤 당선인은 이날도 “기자 여러분들과 간담회를 자주 갖겠다”면서 “언론 앞에 자주 서겠다. 좋은 질문을 많이 제게 던져달라”고도 했다.윤 당선인은 낮 12시에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축하 인사를 받았다. 문 대통령의 취임 축하 난을 받은 윤 당선인은 “아침에 대통령님이 전화를 주셨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대통령님도 좀 찾아봬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또 하다가 잘 모르는 게 있으면 (문 대통령에게) 연락드리고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에 유 실장은 “(문 대통령이) 인수위원회가 만들어지기 전이라도 도움을 받으셔야 하는 게 있으면 말씀을 하시라고 했다”고 화답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당선증을 청년보좌역에게 전달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승윤기자 tomato99@donga.com
○ 선대본 해단식서 “사랑받는 당 되도록”
윤 당선인은 오후 2시에는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당 선대본 해단식에 참석해 “우리 당이 더 결속하고 약한 부분을 더 보완해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당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다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이어 오후 3시 반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해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늘 의회 지도자들과 논의하면서 늘 국정의 중심에 의회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함께 고민하면 어떠한 국가적 난제라도 잘 풀어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국회와의 소통을 재차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일준 선대본 비서실장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통령 당선증’을 교부받았다. 현직 대통령과 동일한 철통 경호를 받기 시작한 그는 일정 내내 청와대 경호와 경찰 차량의 호위 속에 이동하면서 대선 후보 때와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