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10년 10월 조선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평양 노동신문=뉴스1)
우리 국방부는 11일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한미의 정밀 분석 결과, 북한이 2020년 10월10일 조선노동당 창건일 열병식 계기로 최초 공개하고 개발 중인 신형 ICBM 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20년 노동당 창건일 때 공개한 신형 ICBM을 ‘화성-17형’으로 명명했으나, 아직 그 시험발사는 공식적으로 실시하지 않았다. ‘화성-17형’은 길이 24~26m에 무게가 100톤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이 지난달 27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정찰위성 시험’이라며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고각 발사한 발사체는 각각 정점고도는 620㎞와 560㎞, 비행거리는 300㎞와 270㎞로 탐지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간주됐었다. 그러나 한미 군 당국의 이날 발표대로라면 북한은 ICBM 성능 검증을 위한 시험발사를 하면서 사거리와 고도 등을 의도적으로 줄였단 얘기가 된다.
이에 대해 우리 국방부는 “최근 2차례의 시험발사가 ICBM의 사거리엔 미치지 못했으나, 향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이 미사일의 최대사거리 시험 발사를 앞두고 관련 성능을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또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의 구체적인 체계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한미 양국은 정밀 분석·협의를 거쳐 이 같은 판단(신형 ICBM 성능시험)을 내렸다”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이러한 미사일 추가개발에 대해 단합된 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를 공개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도 현지시간 10일 전화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신형 ICBM 체계·개발과 관련됐단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했다고 11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은 2017년 11월 ‘화성-15형’ 이후 ICBM 시험발사를 중단했으나, 올 1월 김정은 총비서 주재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회의에서 관련 부서에 그 재개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달 7일부로 한반도 ‘서해’ 일대의 감시·정찰활동 강화와 역내 탄도미사일 방어 전력의 대비태세를 강화했다.
국방부는 “우리 정부는 다수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이런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이 한반도와 역내 안보불안을 조성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 또한 이날 성명에서 “우린 북한이 가하는 위협에 대처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공동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동맹·우방국들과 긴밀히 협력해왔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현지시간 11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위한 추가 제재조치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김 총비서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 지도한 사실을 공개하며 ICBM 개발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북한 당국은 비핵화 관련 북미대화가 진행되던 지난 2018년 서해위성발사장 내 일부 시설을 해체했으나, 언제든 원상복구가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앞으로 군사정찰위성을 비롯한 다목적 위성들을 다양한 운반로켓으로 발사할 수 있게 현대적으로 이곳을 개건 확장하라”며 “발사장의 여러 요소들을 신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워싱턴=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