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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 미성년자에 달렸다…다음주 5~11세 접종 계획 발표

입력 | 2022-03-11 10:37:00

7일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등교하고 있다. 2022.3.7/뉴스1 © News1


연일 30만명 전후의 확진자와 역대 최다거나 최상위권에 드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나오면서 미성년자들의 방역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5~11세는 접종 사각지대인데다가 가족간 전염의 가장 큰 매개이자 희생자라 향후 방역 성공 여부가 여기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방역당국은 14일 5~11세에 대한 백신접종 세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미크론이 유행하기 시작했던 지난해 12월 1일만 해도 10세 미만 누적 확진자수는 2만8769명으로 70대 누적 확진자 2만5359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본격화되자 지난 3개월간(12월~3월7일) 70대 확진자들의 누적 수가 6.7배 증가할 동안 0~9세 연령 확진자는 19배 넘게 늘어났다.

방역당국은 3월 2일~11일 새학기 적응기간 이후 전면 등교가 시작되면 학교 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0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 확진자 중 18세 이하 비중이 4명 중 1명꼴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묻는 취재진에게 낮은 백신 접종률, 대면수업 재개 등을 꼽았다.

이 단장은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에 유행했던 변이주와 좀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아이들의 감염률이 좀 더 높은 특성을 보이고 있다”며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최근 등교와 같은 모임이 활성화되고, 어린이들의 접종률이 낮은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18세 이하 연령층에서 환자 발생은 좀 더 늘 여지가 있고, 다른 연령층보다 좀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어린이용 화이자 백신은 이미 2월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존 성인용 백신 용량인 3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그램)의 3분의 1인 10㎍을 투약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방역당국은 5~11세용 백신 수급 물량은 충분한 양이 확보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백신 접종자들이 2차 접종까지 마치고 항체가 생성될 시점은 빨라도 4월 중순~말이다. 어린이용 백신이 지난달 23일 식약처 허가받은 뒤 약 한 달간의 국가출하심사를 마치면 빨라야 이달 15~16일 정도에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접종효과는 전문가들과 정부가 예측하는 오미크론 유행 정점(3월 중순~말)이 이미 지난 시점에 나는 셈이다.

또한 방역패스 폐지로 접종 자체에 대한 동력이 떨어졌고 외국 연구에서 백신 효과가 기대보다 낮았던 점 등 때문에 자녀에게 백신을 맞히길 주저하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 접종 지침은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어린이는 권고하되, 나머지는 자율 접종하라는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5~11세도 접종을 시작할 때는 자율 접종이라고 하겠지만 청소년들처럼 결국 방역패스를 시행하는 게 아닌가”라며 “벌써부터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우려했다.

반면, 경기 남양주시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불안한 면도 있긴 하지만 그간 잦은 원격수업으로 아이들 생활이 너무 오래 망가졌다”며 “백신 접종으로 정상화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아이에게도 백신을 맞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5~11세에 대한 백신 접종은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청소년 백신접종자에게서 심근염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있었는데 5~11세 연령대에서 안 나오리란 보장이 없다”며 “아이가 질병에 취약해 맞혀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부모가 접종을 결정하겠지만 자율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손씻기, 기침 가리고 하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 관리, 환기나 환경 소독 생활 속의 방역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7일 “최근 발생한 위중증·사망자 특성을 분석하면 세 가지 위험 요인이 있다. 바로 60대 이상 고령층과 백신 미접종자, 기저질환자”이라며 “외부 활동 때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사람 접촉을 자제하는 등 오미크론 대응 행동수칙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