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화성-17형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의 성능을 시험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북한이 이를 숨기기 위해 일부러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 궤적을 흉내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발사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 간 정보를 따져보니까 새로운 ICBM 체계 관련으로 평가했다”며 “(ICBM) 최대 사거리 시험을 앞두고 중간 단계에서 관련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 역시 “(북한은)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새로운 ICBM을 공개했고 당시 이는 화성-14형, 화성-15형보다 대형으로 평가했다”며 “이번에는 그와 유사한 것과 관련된 부품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북한이 ICBM 시험을 했다고 강조했다.
당초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핑계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쐈다는 평가가 많았다. 궤적 등이 북한의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2형을 닮았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 군 당국이 ICBM이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쏜 탄도미사일이 ICBM이라는 판단이 뒤늦게 나온 데 대해 “북한이 (발사 내용을) 공개적으로 노출한 것이 없고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궤적이었다”며 “속도와 고도, 사거리가 준중거리였다”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도 초기에 MRBM이라는 추정이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이번에 발사한 체계의 포착된 제원은 MRBM이었다. 추가로 분석하니 신형 ICBM을 조절해서 MRBM으로 보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며 “외형만 보면 신형 ICBM 동체를 갖고 테스트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은 사거리가 1000~3000㎞,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은 사거리가 3000~5500㎞,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은 사거리가 5500㎞ 이상이다.
북한이 궤적까지 조절하며 ICBM 활동을 위장하려 한 것은 아직 ICBM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정찰위성 시험을 한다는 명목으로 시험 발사를 거듭하며 ICBM 관련 기술을 연마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