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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심경 밝힌 탁현민 “고통도 추억으로 지탱”

입력 | 2022-03-11 16:34:00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뉴스1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고(故) 신영복 선생의 과거 강연 내용을 인용해 제20대 대통령선거 결과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탁 비서관은 10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올리며 “깜깜한 끝이 안 보이는 동굴을 걸어 들어가면 암담한 느낌이 있는데, 의외로 그 엄청난 무게나 암담한 고통도 아주 작은 하나의 추억이 충분히 지탱할 수 있게 만든다”고 적었다.

이는 과거 신영복 선생이 저서 ‘더불어숲’ 발간 기념 강연에서 말한 내용으로, 탁 비서관이 신 선생의 말을 빌려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한 소회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선거 결과를 ‘동굴’과 ‘고통’에, 문재인 정부의 5년을 ‘작은 추억’에 비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탁 비서관은 “불행이나 고통·비극을 겪는다는 게, 그걸 견딘다는 게, 반드시 그만한 크기의 기쁨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그에 비하면 아주 작은, 작은 기쁨이 있더라도 충분히, 충분히 지탱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막상 부딪쳐 보면 멀리 떨어져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공포가 줄어든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며 “그래서 난 아름다운 작은 추억의 가치에 대해서 인색하지 않다. 여러분도 아마 아름다운 추억들을 많이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게 언젠가는 빛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갈무리

탁 비서관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따로 덧붙이지는 않았다. 이는 불필요한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관한 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전달 과정에서 눈물을 보여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신영복 선생은 문 대통령이 과거 공개석상에서도 “존경한다”고 표현할 만큼 문 대통령에게 영향을 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교체한 것도 신 선생의 저서에서 착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